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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형태 변화가 금융 미래 책임져”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박사
1인·반려가구 ‘열공’...보고서 발간

#. 1인가구는 욜로(YOLO) 때문에 소비를 많이 하고 장기간 독신생활을 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다. 오히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커졌다. 1년 안팎의 단기간 독신 생활은 즐기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탈(脫)1인가구를 꿈꾸는 경우가 더 많다.

#. 반려가구는 다른 사람들에게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할 것이다? 아니다.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추천을 오히려 주저한다.

‘골든라이프(은퇴 세대), 부자, 1인가구, 그리고 반려동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KB경영연구소)가 국내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주목한 키워드다. 은퇴 세대나 부자들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반려가구나 1인가구를 분석하는건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KB경영연구소는 201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해당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매년 혹은 격년으로 발간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황원경(사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각자가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국가에 살면서 사회가 낳은 가족의 형태나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해결책을 찾는게 금융지주 산하 경영연구소의 과제”라며 “연령, 계층 등 여러 구성원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고 사회적 의미를 찾아야 우리나라 금융의 미래도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경영연구소의 발간자료를 보면 숫자로만 풀기보다 편견을 뒤집는 데 자료 상당수를 할애한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발간한 반려동물 보고서에서는 반려가구와 비반려가구 간 인식 격차를, 1인가구 보고서에서는 싱글 가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다루기도 했다. 황 박사는 “예를 들어 은퇴 세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하더라도 막연하게 ‘은퇴한 세대는 불쌍하다’는 시혜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정작 수요층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피드백을 반영해 KB금융그룹은 ‘KB골든라이프’라는 은퇴노후 브랜드를 운영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시적 변화에서 시대적 흐름이 되는 티핑 포인트를 어디서 찾을까. 황 박사는 “우선 해외 시장을 주목해 나타나는 흐름을 살펴본 뒤 국내 통계청 등 데이터를 통해 시계열로도 의미가 있는지를 본다”며 “예를들어 1인가구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전체가구의 15% 이상이 됐을 때부터 의미있게 보자는 식으로 기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외 흐름을 먼저 보더라도 실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5~6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시장의 흐름이 커지는 것을 먼저 포착하면서 KB금융의 경우 적금, 신탁, 펀드, 보험 등 반려동물 관련 금융패키지를 일찌감치 완성시킨 상태다. 최근들어서 정부는 우리 농업의 성장동력을 반려동물 산업에서 찾기 위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2027년까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을 지금의 두 배에 달하는 15조원 규모로 키우고 펫푸드 수출을 5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KB경영연구소가 미래 성장분야로 주목하는 분야는 단연 반려동물과 은퇴 및 노후시장이다. 반려가구의 경우 반려견과 반려묘에 따라 키우는 양태나 행동양식이 다르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해서도 구간별로 살펴보지 않는다면 금융사들이 정교화된 금융플랜을 짜기 어려운 만큼 여기서 금융사간 승부처가 나올 것으로 봤다. 특히 2030세대들이 은퇴 후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이유도 막연하게 ‘실버 세대는 불행하다’는 편견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데 지원해갈 계획이다.

황 박사는 “생애주기별로 나타나는 반려견, 반려묘 가족들의 모습을 나눠보지 않고서는 금융이 반려가구를 금융의 영역에서 끌어안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사회적 변화에 따라 생애주기별 금융 계획을 짤 수 있도록 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도 이를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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