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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코앞인데 어쩌나...“사과 1개 벌써 5000원”
차례상 올리는 홍로 지난해 2배 ‘金과일’
햇배 원황 15㎏ 22% 오른 5만3000원
정부 “7일부터 사과·배 16만t 투입”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을 진열하고 있다. ‘홍로 1개 5000원’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연합]

‘홍로 사과 4개 17800원.’ 서울의 한 식자재마트에서 팔고 있는 사과의 가격이다. 인근 과일 가게의 복숭아는 개당 5000원에 팔리고 있다. 7~8월 생장기에 집중호우 등 기상 변화로 작황이 어려워진 과일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만에 3%대로 반등한 가운데 추석을 사과, 배 등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 가격이 공급량 감소 상황에서 추석 수요가 몰려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추석 2주 전인 추석 성수기(15~28일) 성수기 홍로 사과 도매 가격(5㎏)은 6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3만1640원) 대비 1.89배~2.02배에 달한다. 평년(3만4057원)과 대비해도 1.76배~1.87배 수준으로 사실상 두 배에 가까운 셈이다.

올해 사과의 작황은 전년 대비 21% 감소,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홍로의 경우 탄저병과 착과 수 감소 탓에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일 가격은 8월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2%, 전월 대비 1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동월에 비해 사과(30.5%)와 복숭아(23.8%)의 값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신선채소 가격도 8월 대비 16.6% 오른 상태이다.

9월 과일 출하량의 경우 ▷배(13%) ▷샤인머스캣(5%) ▷단감(3%)은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추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출하량 증가에 따른 이들 과일의 가격 하락 효과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과와 함께 대표 성수품으로 손꼽히는 배도 8월에 가격이 20% 이상 오른 상태다. 특히 올해 햇배인 원황 품종 배의 8월 도매가격(15㎏)은 지난해 대비 22% 오른 5만3000원에 달했다.

배는 4월 개화기 저온 피해로 기형과 발생이 증가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 다행히 올해 추석은 지난해에 비해 늦어, 숙기를 채운 완숙 배의 출하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품질이 좋은 배는 전년 대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 신고 배(상품·7.5㎏)의 도매 가격을 전년 대비 23~36% 높은 3만8000~4만20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으로 출하량이 증가한 단감을 제외하고는 9월 대부분 과일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8월에도 가격이 올랐던 복숭아(황도·4㎏)의 9월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1만9900원) 대비 40~60% 오른 2만8000~3만2000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사들도 이 같은 가격 상승 분위기를 인정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해 힘쓰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은 추석 직전 태풍 ‘힌남노’ 북상으로 사과와 배가 비쌌다. 올해에도 과일 생장기인 7~8월 피해가 발생해 어려운 작황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우려되는 만큼 대체산지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기간 서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대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 대비 5% 이상 낮추는 등 물가 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을 5일 밝혔다. 7일부터는 과일 중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사과, 배 등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t의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 위축을 우려해 긴급 예비비를 800억원을 더해, 연말까지 총 1440억원을 투입해 할인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더욱이 닭고기, 라면 등 소비자가 물가 변동을 크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8월)도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하며 여전히 높다. 특히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4.7%이다. 외식 물가의 경우도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여기에 10월부터 흰 우유 원유가격이 ℓ당 88원(8.8%) 인상되는 만큼 식품업계에서는 추석 전 유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월 29일 흰 우유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0월 1일부터 3%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빵, 아이스크림 등 다른 식품 품목으로 가격 인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8일 국내 주요 식품업체·외식업체 주요 관계자를 만나 물가 안정에 대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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