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주 중국을 깜짝 방문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감독 역량 강화는 물론 중국과의 다각도 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리윈저(李云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총국장을 만났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인민은행의 금융그룹 감독 및 소비자 보호 기능,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투자자 보호 기능을 통합해 지난 3월에 출범한 기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리윈저 총국장이 취임하면서 이복현 원장을 만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갑자기 만남이 성사됐다”며 “처음 만남인 만큼 여러가지 금융 현안 등에 대해 다각도로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금감원장의 방중은 2017년 진웅섭 전 금감원장 시절 이후 약 6년만이다. 특히 과거 사드 사태 이후 한중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 성사된 만큼 한중 금융당국 간 협력의 재개를 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면담에서도 은행·보험업이나 금융감독 방향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교류를 활성화하자는데 두 수장이 뜻을 모았다.

중국 당국과 협업 물꼬가 터지면서 국내 금융범죄나 금융사고 등에 대응하는 역량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금융사 검사를 통해 84개 업체에서 122억 달러 규모의 외화 송금 거래를 적발했었다. 이상거래 자금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로 송금됐던 만큼 타 금융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금감원이 재조사를 진행한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 관련해서도 불법 거래나 송금 등을 밝히기 위해선 자금이 흘러간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일을 두고 중국 금융기관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협업 논의를 확정해 가겠다”며 “중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금융당국과도 실무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현안 등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