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치. [북경일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3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중국의 유명 쇼 호스트 리자치(李佳琦)가 생방 도중 시청자를 비난하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 이후 그의 팔로워 수는 하루 만에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12일 중국중앙TV(CCTV) 등 매체에 따르면 여성 화장품 판매 라이브 커머스로 성공해 이른바 '립스틱 오빠'로 칭해지는 리자치는 지난 9일 라이브 커머스 중 한 시청자와 말다툼을 했다.

당시 시청자는 79위안(약 1만4000원)의 중국 현지 화장품 브랜드 화시쯔(花西子)의 눈썹 펜슬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리자치는 "계속 이 가격에 판매했는데 무엇이 비싼가"라며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때로는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수년간 월급이 올랐는지 오르지 않았는지, (스스로)열심히 일했는지 자신을 돌아보라"고 했다.

리자치의 발언을 들은 사람들은 발끈했다. 청년 실업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 내 팍팍한 상황 속 리자치의 핵심 고객인 젊은 여성들은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리자치와 관련한 검색어 또한 웨이보와 바이두 등 현지 포털 내 상위권을 찍었다. 3043만명에 이르던 그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하루 만에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고객 덕분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오만한 말을 했다", "지금의 청년 실업률을 모르는가"는 식의 비판 목소리를 냈다.

리자치는 11일 생방송에서 울먹이며 사과했다. 그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팬들의 지지로 여기까지 왔는데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했다.

지난 2021년 리자치가 벌어들인 순수입은 18억5530만위안(약 3400억원)으로 중국 쇼 호스트 중 1위였다. 2020년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11·11 축제 때는 하루 만에 1000만건의 상품을 팔고 39억1000만위안(약 7100억원) 매출을 올렸다.

한편 CCTV는 이번 리자치 논란을 놓고 "왕훙(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과 쇼 호스트들은 겸손한 자세로 시작하지만 돈을 벌면 초심을 잃는다"며 "소비자가 떠나면 자신의 밥그릇도 깨지고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