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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차 업계, 이·팔 전쟁에 ‘촉각’…“장기화땐 판매에 악영향”
유가인상·경기악화로 간접 여파 클듯
폐허가 된 이스라엘 주택가 옆에 세워진 현대차 차량. [AF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체이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지역 차량 판매량 감소와 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현지에 판매대리점과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혁신거점인 ‘크래들(Cradle)’을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 큰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다. KG모빌리티도 이스라엘에 판매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리점은 국경에서 떨어진 중부 텔아비브 지역에 있어 전쟁의 직접적인 여파를 받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리점을 포함해 지금까지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현대차·기아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수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각각 판매량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1~8월까지 총 6만385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3만6459대, 기아가 2만7399대였다. 이스라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4%(1위), 12.3%(2위)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중동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은 일본 토요타(2만3483대)를 크게 앞질렀다.

같은 기간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수출된 자동차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8만684대와 7만968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출 실적 10만5242대와 13만3229대를 올해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4만5294대 중 3819대가 중동 지역 인도 물량이었다. 현지 소비가 냉각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자동차 소비 위축’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진행하면서 내수 시장 반등을 노렸던 완성차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하락한다. 특히 내연기관차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4.3% 급등했다. 이튿날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동안 요동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뛰지 못하고 절뚝거리고 있다”면서 “유가가 10% 오른다면 글로벌 생산(global out put)이 0.15% 정도 줄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 정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마찬가지로 일부 지역의 정세 악화는 전 지구적으로 실물경기에 나쁜 여파로 이어진다”면서 “중동에서의 상황 악화 역시 유가와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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