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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피크 코리아<Peak Korea>’ 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저출산·고령화의 수렁에 빠진 한국경제가 구조개혁 없이 세월을 보내면 저성장과 고부채 늪에 갇혀 앞으로 5년 뒤까지 2%대 초반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19일 IMF(국제통화기금)의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4%에서 내년에 2.2%로 높아졌다가 이후 5년간 2.1~2.3% 범위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봤다. IMF는 연금개혁이 없을 시 50년 뒤엔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률은 이미 정체 단계에 들어섰고, 재정 건전성도 중장기적으론 보장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면서 한국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과거 한국은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다음 해 성장률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5.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후 5년간 연평균 7.3% 성장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4%대, 2010년대엔 3%대로 떨어졌다. 2019년부터 따지면 코로나19로 역성장한 전년도 기저효과로 2021년 4.3%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3%를 넘긴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올해는 물론 향후 전망치를 따져 봐도 이제 3%는 기대하기 어려운 숫자가 됐다. 그러자 일본 경제지 ‘머니1’은 최근 ‘한국은 끝났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피크 코리아’를 거론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의 짐재성장률은 10~20년 뒤 0%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 한동안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정점을 쳤다는 ‘피크 차이나’론에 조바심을 냈지만 이제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한국경제가 피크론으로 내몰린 것은 경제 기초체력이 부실해져 회복 탄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뜻이다. 인력, 기술, 산업, 부채 등 경제의 구성요소를 뜯어보면 답답함은 더 심해진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출산율은 지난 2분기 0.7명으로 세계 최하 수준이다. 근로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을 뜻하는 노동생산성은 작년 기준 한국이 43.1달러로 독일(68.5달러)·일본(48.1달러)에 뒤졌다. 올해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세계 1위다. 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주력 산업이 미래에도 경쟁력을 가질 것인지 불확실하다.

경제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의 활력을 키울 담대한 정책 구상이 없으면 ‘피크 코리아’는 곧 현실로 닥칠 수 있다. 연금· 노동· 교육·규제 개혁의 골든타임을 더 이상 낭비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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