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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고채 급락세 과도” 우려 목소리
3년물~30년물 3%대로 떨어져
“미국發 훈풍영향, 시간 더 걸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연 3.484%, 연 3.518%까지 내려왔다. 10년물 금리와 30년물도 각각 연 3.579%, 연 3.47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들 구간의 국고채는 지난 10월만 해도 금리가 연 4%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3년물은 연 4.108%(10월 4일 기준), 5년물은 연 4.237%(10월 26일), 10년물은 연 4.392%(10월 26일), 30년물은 4.307%(10월 23일) 수준에서 각각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이때와 최근의 금리 수준을 비교해보면 한 달여 새 평균 75bp(1bp=0.01%포인트)씩은 급락한 셈이다.

최근 국고채 강세장은 미국발 훈풍 영향을 받았다. 미 국채 발행 규모가 당초 시장 기대보다 감소했고, 무엇보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과 물가 지표 상승 둔화 흐름이 국고채 금리를 재빠르게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기점으로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금리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잇달았다.

이 같은 우려의 주요 근거는 물가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측면에서 금리 하락 자체는 타당하다고 보지만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적어도 반년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1월 미국 지표상으로도 미국 근원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2%)보다 높고 고용도 제조업을 제외한 서비스업에서는 큰 폭의 둔화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FOMC에서 (시장에 긴축 효과를 내기 위해) 강도 높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관론은 잠시 접어둬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우려가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의 국채 매수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국채 순매수 규모는 지난 9월 8000억원대에서 10월에 1조원을 넘어섰다가 지난달에는 6800억원 규모로 꺾인 상태다. 이달 순매수 규모도 약 830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560억원)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추격 매수로 대응하기보다 비중을 줄이다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해 금리가 반등할 때 재차 비중을 확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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