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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혈주의 타파 ‘뉴롯데’…신유열 역할 키우고 여성 리더십 강화
오너 3세 신유열, 신사업 포트폴리오 과제
CEO 14명 교체…사장급도 5년 더 젊어져
화학 이훈기·식품 이영구…女임원 54명으로
롯데AMC 등 非롯데 출신 전문가 영입 지속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신유열(오른쪽)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롯데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더 젊게, 비롯데 출신도 미래를 위해 적극 등용한다.’

올해 롯데그룹 인사에서 읽힌 신동빈 회장의 결단이다. 롯데그룹이 오너 3세인 신유열(38) 상무를 1년 만에 전무로 승진시키며 신사업 강화에 집중한다. 신 전무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발굴이라는 임무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신 전무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맡아 바이오, 헬스케어 등 제2의 성장 엔진을 발굴한다. 그룹의 미래 사업 핵심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그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로 입사해 작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했다. 이후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신 전무는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수소 에너지와 전지 소재 관련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올해에는 9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개업식에 신 회장과 동행하며 핵심임원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왼쪽)과 롯데 화확군 총괄대표 이훈기 사장(오른쪽)[롯데그룹 제공]

그룹의 큰 축인 롯데그룹 화학군에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식품군 총괄대표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며 계열사 대표 이사 14명이 교체됐다.

사장 직급이 작년보다 5살 젊어지는 것도 눈에 띈다.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 등 총 3명이 승진하면서다. 우웅조 상무(승진)가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롯데 CEO 중 40대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를 포함해 3명이 됐다.

롯데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외부 전문가도 적극 영입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이사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을 비롯해 외부 인재들이 그룹 내 성과를 이뤄내면서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실력에 기반한 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입주한 롯데월드타워.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유임시켰다. 2021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발탁한 비(非)롯데맨 출신이다. 두 사람을 통해 그룹 안정에 무게를 실으면서 외부 인사를 확대하려는 기조로 분석된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새 롯데’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이를 결과로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임에 성공한 정 부사장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롯데백화점 매출 3조원을 돌파시켰다. 고급화와 산타이벤트, 크리스마스 상점 거리를 구현한 본점 외관 장식으로 백화점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월 신민욱 롯데GFR 대표이사 전무, 10월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롯데그룹은 기존 내부 전문가를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재배치에 들어간다. 먼저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앞으로 비즈니스 전환 국면에서 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일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임원도 늘었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가 됐다. 국내 상장 법인의 여성 임원 비중은 5~6%이다. 여성 비중을 계속 높이려는 롯데그룹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명이 배출됐다.

2024년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영입된 외부 인재 출신 임원들.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장재훈(왼쪽), 김소연 롯데AMC 대표이사 전무 김소연(가운데), 박익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왼쪽) [롯데그룹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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