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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혈주의 타파 ‘뉴롯데’로...신유열 역할 키우고 여성 리더십 강화 [대기업 임원 인사]
3세 신유열 전무 승진...지주회사로 이동
CEO 14명 교체...사장급도 5년 더 젊어져
여성임원 비중 확대...非롯데 출신 영입

‘더 젊게, 비(非)롯데 출신도 미래를 위해 적극 등용한다.’

롯데가 지난 6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뉴(New) 롯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세대 교체와 순혈주의 타파로 요약되는 승부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신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신유열(38) 전무의 승진과 지주회사로 자리 이동이다. 신 전무는 1년 만에 승진하면서 롯데케미칼에서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겨 미래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로 입사해 작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했다. 이후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올해에는 9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개업식에 신 회장과 동행, 경영 수업을 받으며 그룹의 핵심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지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하고, 신 전무를 실장으로 승진 보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함께 맡아 바이오사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한다. 신 전무는 이에 따라 신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여해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가 힘을 주고 있는 신사업인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지원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세대 교체’는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실제 사장 직급 임원은 작년보다 5살 젊어졌다.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 등 총 3명이 승진하면서다. 우웅조 상무(승진)가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롯데 CEO(최고경영자) 중 40대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를 포함해 3명이 됐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외부 전문가도 대거 영입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이사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신민욱 롯데GFR 대표이사 전무, 10월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이사 및 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로 이훈기 사장을 선임했다.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부임, 지난해부터 화학군 총괄대표까지 역임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사장은 1967년생으로 1957년생인 김 부회장보다 10살 어리다. 이번 인사가 세대 교체에 방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사장이 신사업 전문가인 만큼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수소,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역량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롯데케미칼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동박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유임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2021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발탁한 비롯데 출신이다. 안정에 무게를 실으면서 외부 인사를 확대하려는 기조로 분석된다.

기존 내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재배치에도 돌입한다. 이와 관련해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앞으로 비즈니스 전환 국면에서 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일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임원도 확대했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가 됐다. 국내 상장 법인의 여성 임원 비중은 5~6%이다. 여성 비중을 계속 높이려는 롯데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명이 배출됐다. 김희량·한영대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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