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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학개미, 美국채 ETF투자 볕드나
올해만 2조8774억원 베팅
순매수 1~3위 美 장기채 ETF
금리급락에 수익률 반등 흐름

#. 직장인 강모씨(31)씨는 올 4월부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달 따박따박 사모으고 있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면서 투자금도 더 늘렸다고 했다. 강 씨는 “한 때 17% 넘게 손해도 봤지만 적금이라고 생각하고 넣었다. 최근 금리가 내리면서 1개월 수익률만 보면 플러스”라고 말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금리 인상시기가 끝나고 금리가 떨어진다면 채권 가격은 올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ETF 가격이 반등하자 미국의 긴축 정책이 조만간 끝날 것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서학개미가 꽂힌 미 국채 ETF 4종=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6일까지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10종목 중 4종목이 미 장기 국채 관련 ETF였다. 총 21억8463만달러(한화 2조877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X ETF’(TMF)로 국내 투자자들은 이 ETF를 11억1412만달러(한화 1조468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TMF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 국채로 구성된 ‘ICE US 20년 이상 미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좇는 초고위험 ETF 상품이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 급락(수익률 급등) 사태가 이어진 지난 10월 말까지 TMF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다 11월 들어 반등하는 분위기다. TMF 가격은 연초 8달러 선에서 시작해 1월 중순 9.7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10월 19일 3.89달러까지 내리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은 반토막 넘게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힘입어 현재 5.95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6.85%로 반등했다. 최근 3개월,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0.35%, -27.97%로 손실 폭을 줄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 순매수 2위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2621)로 총 4억2347만달러(5585억원) 어치 사들였다. 20년 만기 이상 미국 국채를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국채 가격 상승에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린다. 연초 이후 10% 넘게 내렸지만 최근 1개월 동안 수익률은 8%를 넘는다. 국내투자자들은 올해 순매수 3위와 7위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와 ‘아이쉐어즈 만기20 년 이상 바이라이트’도 각각 3억7627만달러, 2억7077억달러 어치 사들였다.

▶“내년 3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도...금리 급락세 주의보도”=미 국채 ETF 투자자들을 들뜨게 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3월 기준금리를 0.25% 낮춘다는 전망은 55.2%에 이른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시점도 조금씩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이같은 상황은 향후 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시장 랠리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너무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릭 라이더 CIO는 4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시장의 내년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지나치다”(over the top)며 “내년 5월, 6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의 이코노미스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는 연준이 2024년 3분기 이후가 되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전문가는 미 국채 관련 ETF에 투자하더라도 섣부른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이 최근 금리 급락의 주요 동력이 됐지만, 현실 물가 수준이 중앙은행 눈높이에 부합해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또 최근 가파른 급락세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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