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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24 정치권, ‘견리망의→견리사민’으로 환골탈태 하라

2024 청룡의 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언제나 ‘희망 가득’인 법이다. 푸른 용의 힘찬 기운이 모두에 넘치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2023년 한해, 참으로 힘들었다. 서민은 고금리·고물가 앞에서 생활고에 허덕였고 자영업자는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빚만 쌓였다. 기업 상당수는 내수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따른 유례없는 경영난을 겪었다. 그러니 전사회적으로 올 한해는 고난과 역경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희망을 줘야 할 정치권은 그런데도 세밑까지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야는 2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의혹+대장동 50억클럽 의혹)’ 법안으로 정면 충돌했다. 여당의 집단 퇴장 속에 급기야 야당은 거대 의석수를 기반으로 단독 처리했다. 누가 옳느냐를 떠나 타협과 조율을 내팽개친 21대국회 막장정치의 민낯을 또 노출한 것이다. 1년내내 양당은 서로 불신의 굿판을 벌여왔는데, 결국 올해 마지막까지 이를 재연했다. 야당의 입법 질주와 그것에 대한 양곡관리법(4월)·간호법(5월)·노란봉투법(12월) 거부권의 격한 대치, 이념 논쟁, 내로남불 공방, 탄핵 혈투를 지켜보느라 국민들은 한해 너무나도 지쳤다. 365일 주구장창 목도했던 난투를 한해 마감 직전까지 봐야했던 국민들은 더 큰 피로감만 느낄 뿐이다.

얼마전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이익 앞에 의로움을 잊다’는 뜻으로, 그 유명한 견리사의(見利思義·이득 보다 의로움을 생각한다)를 빗댄 말이다. 이해만을 좇는 세태를 풍자한 말이지만, 사리사욕을 취하기 바쁜 정치인들을 특히 꼬집은 말이다. 정치권이 자기 밥그릇이나 챙기려는 속물 근성에 더욱 집착하니, 우리 사회가 각자도생의 진흙탕 싸움판이 됐다는 게 사자성어 경고음을 내놓은 이유다. 21대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내년은 총선의 해다. 과반 의석수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야당, 이번만큼은 여소야대의 설움을 벗겠다고 벼르고 있는 여당의 사생 건 승부가 예고돼 있다. 총선은 쇄신과 민생으로 승부할때 아름답고 의미가 있다. 그런데 돌아가는 본새를 보면 극단적 이념·진영 대결에 여전히 매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생’이란 단어는 없고, “너 죽고 나 살자”식의 난장판 총선은 국민에게 고통일 뿐이다. 대한민국 여야에 견리망의를 벗어나 견리사의를 되찾고, 나아가 견리사민(見利思民·이득에 앞서 국민을 우선시 한다)으로 대전환 해달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청룡의 해를 맞아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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