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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외교 숙원’ 쿠바와 수교, 양국 경협 획기적 진전 이루길

지난 밤 사이 깜짝 발표된 한국과 쿠바와의 수교는 큰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쿠바는 오랫동안 ‘북한 형제국’을 자임하며 우리에 단단히 빗장을 걸어왔기에 그 벽을 허문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20년 넘게 쿠바와의 수교에 공들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만큼 쿠바와의 수교는 말그대로 ‘숙원’이었다.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며, 유엔 회원국 중 미수교국은 중동의 친북 국가인 시리아 한 곳만 남게 됐다. 양국은 영사 관계 수립같은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었고,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던 쿠바와의 수교로 우리의 외교 지평은 더 넓어졌다. 외교가는 그동안 쿠바에 대한 빗장풀기를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여겨왔다. 일단 북한의 오랜 친구를 우리 편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무려 52년간 집권한 독재자 카스트로는 “하나의 조선만 있을 뿐”이라며 북한만 인정하며 반세기 동안 우리와 척지며 적대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쿠바의 수교는 북한으로선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무대에서 북한이 느끼는 외교적 고립감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쿠바와의 수교는 북핵 등으로 갈등 국면인 한반도정세에도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북한의 핵 폭주와 끊임없는 어깃장에 실효적인 압박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쿠바와의 친구맺기를 함으로써 양국 경제나 관광, 에너지, 기후변화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협력파이를 키울 수 있게 된 것도 고무적이다. 양국 교역액은 2600만달러(약 355억원·2022년 기준)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격 수교를 계기로 교역량의 눈에 띄는 확대가 기대된다. 양국은 수교를 맺기 전에도 문화·관광 등 비(非)정치 분야에선 교류를 꾸준히 늘려왔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 5년(2014~2019년)간 쿠바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50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3배 늘었다. 민간 영역에서 쿠바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는 뜻이다.

쿠바가 빗장을 푼 것은 자본주의에 문을 열수 밖에 없는 현재 경제상황 외에도 쿠바 국민의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쿠바 국민 역시 K드라마, K팝에 환호하며 1만명 정도가 한류 팬클럽에서 활동한다고 한다. 향후 양국 관광 활성화가 예고되는 이유다. 쿠바와의 수교로 양국 간 경협 확대 및 국내기업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수교로만 끝나지 말고 세밀한 로드맵을 바탕으로 양국간 실질 협력 확대의 큰 진전과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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