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최소 24발 발사 민간인 14명 숨져”
북한과 러시아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의 무기 파편에서 발견된 '순타지-2신' 한글 표시. [세르게이 볼피노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경찰국 수사국장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가 지난 연말부터 두 달 사이 최소 24발의 북한산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16일(현지시간)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지난해 12월30일부터 2월7일까지 수도 키예프와 북동부 하르키우를 포함한 7개 지역에 최소 12차례 공격을 가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산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4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2일 하르키우 공습으로 3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산 탄도미사일은 ‘단거리 3종 세트’로 불리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확인된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
코스틴 총장은 “북한산 미사일 24발 중 2발만 의도한 목표에 도달했다”며 “이들 미사일의 정확도는 미심쩍다”고 평가했다.
북한산 탄도미사일 2발은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에 있는 크레멘추크 정유공장과 카나토베 비행장에 명중했지만, 나머지는 경로를 벗어나거나 공중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비연구소와 검찰청을 통해 확인됐다.
이들은 발사체 추적 정보와 비행경로, 파괴력, 잔해 등을 분석한 결과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나 구소련의 미사일보다 직경이 더 크다고 결론 내렸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최종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경찰은 지난 14일 러시아군이 발사한 무기 파편에서 ‘순타지-2신’이라고 표기된 한글을 발견해 공개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에스토니아 방문 중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00만발 이상의 탄약을 공급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공개된 북한산 추정 미사일 잔해. [로이터] |
미국과 EU는 제재 카드를 검토중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과 불법 무기 거래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게 우려해야 할 움직임”이라며 “계속해서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 무기 이전을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제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고위당국자도 “제재는 당연히 검토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EU가 북한 국방상과 미사일총국 등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전쟁은 미국의 명줄이며 생존방식이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미 국무성이 발표한 대외군사장비 판매 이행 검토보고서에 의하면 2023 회계연도 무기판매액이 238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사태는 바로 미 군수산업체들의 생존욕,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이 산생시킨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