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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 대기도 OK”…불경기에 ‘사전주문 패션’ 뜬다 [언박싱]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SPA 패션까지
W컨셉 1~2월 사전주문 전년比 2배
저렴한 가격으로 고물가 시대 인기 ↑
W컨셉에서 진행된 프리오더 관련 이벤트 페이지. [W컨셉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주문 즉시 받을 수는 없지만, 더 싸게 상품을 살 수 있는 ‘사전 주문(프리오더)’ 패션의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커지고 있다.

19일 W컨셉에 따르면 올해 1~2월 상품별 사전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했다. W컨셉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정식 출시 전에 미리 주문하는 프리오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전 주문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지난해 프리오더에 나선 브랜드들도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현재는 150여 곳이 참여 중이다.

지난달 8일부터 15일 동안 브랜드 닐바이피는 W컨셉에서 진행한 사전 주문 행사에서 트위드 재킷 상품을 1500장 팔았다. 주문 후에 한 달 후에나 받을 수 있는 봄 시즌 상품이지만,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 것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다.

사전 주문은 명절 선물이나 김장철 배추,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이나 주요 행사 때 등장했다. 최근에는 패션, 뷰티업계에서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가격 인하 효과로 인해 대기 수요가 넘치고 있어서다. 지난 2019년 사전 주문을 시작한 W컨셉은 지난해 주문량이 4년 전 대비 40배로 폭증했다. 판매 품목은 과거 드레스, 재킷 등 의류 중심에서 벨트, 로퍼(loafer) 등 액세서리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고물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 중 의류비 항목은 96(100 이하는 비관적 의미)으로 2023년 6월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소비 수요가 늘면서 배송이 늦더라도 가격이 합리적이면 기꺼이 소비하는 형태가 패션 업계에서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부터 진행 중인 W컨셉의 한 가방 브랜드의 사전주문 페이지. 해당 제품은 1달이 넘은 4월 22일부터 배송된다. 단 사전주문 기간이 끝나면 취소, 교환, 환불이 불가하다. [W컨셉 캡처]
19일 기준 진행 중인 한 브랜드의 사전주문 대상 제품. 사전 주문 시 약 1달 뒤인 4월 15일에 옷이 도착할 예정이다. [W컨셉 캡처]

무신사 29CM는 지난달 처음 입점 브랜드의 대표 및 시즌 상품 90여 가지에 대한 사전 주문을 진행했다. 영국 ‘락피쉬웨더웨어’의 레인부츠, 벨기에 수제 브랜드 드래곤 디퓨전의 ‘미니 플랫 고라 드래곤백’ 등이 참여했다.

사전 주문 서비스는 소비자와 업체가 ‘윈윈’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물량 예측이 실패할 경우 창고비, 관리비 부담이 커진다. 선주문 후제작 방식은 이런 위험을 낮추고, 정식 출시 전에 시장 조사를 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재고 부담을 덜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이다. 계획적 소비로 충동구매를 방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판매 채널 역시 비수기 매출 상승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재우 W컨셉 에센셜 컨템포러리팀장은 “프리오더는 브랜드, 고객 모두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라며 “한 달 넘게 기다려 (상품을) 받더라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프리터는 지난 13일까지 W컨셉에서 대표 제품 ‘교토 재킷’에 새로운 색상을 적용한 상품에 대한 사전 주문을 받았다. 바이올렛, 차콜 등 신규 색상 사전 주문량이 기존 시즌 색상보다 2배 높아 올해 봄 신상품을 정식 선정 후 재주문을 진행 중이다.

다만 상품 수령을 기다리면서 생기는 변수는 주의해야 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전 주문은 주문 기간이 길어 소비자가 신중하게 결정할 시간이 있다”면서 “다만 제작에 들어가면 환불, 취소, 반품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판매 예정인 사전주문 가방. [와디즈 캡처]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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