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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현일 민주당 후보, “당은 정권 심판, 영등포는 배신 심판”[이런정치in]
경쟁자 김영주 겨냥 “정체성 전혀 다른 상대 당 입당한 배신의 정치”
“정치적 결단? 유권자는 개인 뿐만 아니라 당 보고 투표”
구청장 출신 ‘민생 행정’ 강점·중앙정치 의지 “금지 위주 선거법 개정”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서울 영등포갑 후보.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서울 영등포갑은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9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3번 연속 당선된 지역이다. 22대 총선의 ‘공천 경선’을 앞두고 김 후보는 ‘현역의원 평가’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후보가 영등포갑에서 당선되면 과거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의 비례대표를 포함해 5선에 성공한다.

김 후보의 ‘5선 길’에 국회 보좌관을 거쳐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채현일 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채 후보는 영등포갑 선거의 키워드로 ‘심판’을 꼽았다. 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정권 심판이 전체 총선의 대표적인 ‘선거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영등포갑에서는 ‘철새 정치인’을 저격한 ‘배신 심판’ 프레임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채 후보의 진단이다.

채 후보는 지난 20일 저녁 헤럴드경제를 만나 “이번 총선에서 영등포는 ‘심판’이 응축된 곳”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을 내걸고, 영등포갑에서는 정체성이 전혀 다른 당으로 옮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4선을 하고, 장관과 국회 부의장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하고 상대 당으로 옮겼다”며 “아무도 예측 못한 일이다. 구민과 당원 모두 당황했다. 심지어 배신감까지 느낀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등포갑은 양자 구도가 견고하다. 지역구 현역의원과 구청장 출신인 만큼 양자 모두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섣부르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제3지대 신당 후보도 참전했다. 국민의힘에서 개혁신당으로 옮긴 허은아 전 의원이 영등포갑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채 후보는 “(허 후보는)젊고, 나름의 메시지도 선명한 후보”라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와서 영등포 지역 상황을 잘 모르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채 후보는 자신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민생 행정’을 꼽는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으면서 몸에 밴 강점이다. 어떤 정치인보다도 영등포 구민들의 실생활 가까이에서 삶을 바꾸는 정책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채 후보는 “김 후보가 중앙정치를 했다면 나는 현장에서 몸을 부딪치며 행정을 했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구청장 시절 민생행정의 최일선에서 구민들과 스킨십을 했다”고 말했다.

채 후보는 지역 정치에서의 경험적 강점과 함께 중앙정치에 ‘준비된 일꾼’이다. 영등포구청장 전에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며 중앙정치 내공을 쌓았다. 채 후보는 22대 국회에 입성할 경우 민생 최우선적으로 ‘지역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입법권을 통해 낡은 정치 틀을 바꾸는 정치 개혁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국회와 청와대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중앙정치에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다”며 “(당선이 된다면)지역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위한 개헌과 현재와 맞지 않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치 개혁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등포역는 서울역, 제물포역과 함께 대한민국 철도역사의 산 증인”이라며 “호남선을 신설하고 경부선을 증편하는데 민생행정 경험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갉아먹었던 공천 논란에 단호한 입장이다.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라는 비판을 일축하면서다. ‘시스템’을 통해 ‘혁신’을 실천한 공천이었다는 인식이다.

채 후보는 “사당화라는 비판은 상당히 주관적인 평가”라며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시스템에 따라 당원의 준엄한 평가와 의견이 공천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과 치열하게 싸운 현역에게는 다시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고 타협하거나 소극적이었거나 다른 이유로 못한 분들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 등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박빙 지역구다. 선거 ‘막판 전략’은.

▶여론조사는 계속 바뀐다. 영등포갑은 전국 선거구 가운데 가장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치 1번지’ 종로 다음으로 영등포를 방문헤 선거를 지원했다. 또한 민주당 이름으로 4선을 하고, 장관이랑 국회 부의장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하고 상대 당으로 옮겼다. 아무도 예측 못한 일이다. 많은 영등포 구민과 당원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심지어 배신감 까지 느꼈다.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심판이다.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이면서 민주당에서 십여 년간 한 솥밥을 먹다가 정체성이 전혀 다른 상대 당에 입당한 배신의 정치에 대한 심판이다. ‘심판’이 응축된 곳이다.

-정치적 소신에 따라 당을 옮길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정치가 ‘정치 불신’을 키운다. 진짜 정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에게 신뢰와 믿음을 줘야 한다. 본인들이야 정치적 결단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표를 줬던 유권자들은 후보 개인 뿐만 아니라 당을 보고 표를 준다.

-또다른 경쟁자인 개혁신당 허은아 후보를 평가하면.

▶젊고, 나름의 메시지도 선명한 후보다. 다만 다른 지역에 있다가 와서 영등포 지역 상황을 잘 모르는 거 같다. 개혁신당 입장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영등포에 출마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 후보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은.

▶가장 강점은 구청장이라는 민생행정의 최일선에서 구민들과 함께 스킨십을 했다는 것이다. 민생행정을 직접 하면서 구민들과 함께 했고, 무엇보다 유권자나 구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 지를 잘 안다. 구청장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혁신 행정도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방치됐던 영등포역 앞 불법 노점들을 체계적이고 깨끗하고 평화적으로 정비했다. 김영주 의원은 중앙정치를 했다면, 나는 현장에서 몸을 부딪치며 행정을 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그간 국회와 청와대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바로 중앙정치에서 일을 할 수 있다. 갑자기 정치권에 진입한 사람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경력이다.

-정책적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총선 공약은.

▶영등포역에 KTX 경부선이 있지만, 많지 않다. 증편을 해야 한다. 호남선은 없다. 호남선을 타기 위해서는 용산역이나 광명역으로 가야 한다. 영등포역은 서울역, 제물포역과 함께 대한민국 철도역사의 ‘산 증인’이다. 호남선을 신설하고 경부선을 증편해야 한다. 구민들을 위한 민생과 체감 행정을 맡아본 경험이 이를 추진할 동력이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서울 영등포갑 후보.

-공천 과정에서 분출한 ‘이재명 사당화’ 비판에 대한 입장은.

▶사당화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지난 4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한 지표 등으로 계량화해서 시스템으로 한다. 큰 변화는 윤석열 정권의 출범이다. 국민들은 견제 세력으로서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당원의 준엄한 평가와 의견이 시스템 속으로 들어와 공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권과 치열하게 싸운 현역에게는 다시한번 기회를 준 것이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고 타협하거나 소극적이었거나 다른 이유로 못한 분들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 등 공천에 문제를 제기했던 민주당 정치인들이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오랫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현역의원들이 안타깝게 공천을 못 받았다. 선당후사 차원에서 함께 해야 한다. 이번 공천 과정은 혁신적이고 시스템에 따라 한 것이다. 주관적인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안타깝게 공천을 못 받은 분들은 정치를 길게 볼 필요가 있다. 우여곡절이 있으면 그걸 극복하고 나가는 과정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공천을 받고 ‘의원 타이틀’을 달아야만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영역은 다양하다. (공천을 못 받은 사람들이)전화위복을 만들 기회일 수 있다.

-여당은 ‘수도권 위기론’을 말한다. 당에 ‘수도권 필승 전략’을 조언하자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패했다. 수도권 패배가 핵심 원인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야당이 제시한 정권심판 프레임에 사실상 당했다. 이제 우리가 야당 입장이다. 야당이 된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의 기억을 소환해야 한다. 기억은 어제 일어난 일도 잊을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연이은 참사, 재난, 민생 파탄, 외교안보 실책,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등을 국민들한테 다시한번 알려줘야 한다. 잊지 않도록 말이다. 정권이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다.

-조국혁신당 돌풍에 대한 견해는.

▶이 정도의 국민들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국민들 사이에 숨어 있던 잠재적인 심판 욕구가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위성정당)과 합쳐보면 상당히 (지지율이)높다. 전략적인 표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 정권과)강력히 싸울 수 있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면서도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겠다는 전략적 표심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당선되면 어떤 의정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우선 상임위원회는 지역을 먼저 생각해 선택하고 싶다. 다만 국회의원의 전체적인 정치 활동에 있어 상임위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상임위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민생 정치는 물론 중앙 정치도 잘해야 한다. 특히 영등포는 지역적으로 그런 의미를 더욱 갖는다. 국회에서 영등포까지 걸어서 10여 분 밖에 안 걸린다. 지역과 중앙정치를 체계적이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성격을 지닌 지역이다. 어떤 상임위를 가더라도 지역 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면서 정치혁신, 민생, 외교안보 등에서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특히 정치 혁신과 관련해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 개헌으로 통해 이뤄내야 하는 정치 혁신 과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정치발전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1987년 헌정체제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금권, 관권 선거가 판치던 시대의 유물인 낡은 선거법도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선거법은 ‘금지 규정’으로 가득하다. 일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바뀐 유권자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다. 이제는 원칙적으로 대부분을 허용을 하고, 일부만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형태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유권자 수준이 과거와 다르게 높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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