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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전 ‘낙동강 벨트’ 양산을…“리틀盧 김두관” vs “이번엔 국민의힘” [총선현장]
오차범위 내 접전 ‘양산을’ 르포
김두관, 젊은층에서 높은 인지도
김태호, 60대 이상 노년층 인기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을 후보가 지난 22일 오전 석산초등학교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헤럴드경제(양산)=박상현·양근혁 기자] “내는 김두관이 뽑을 거다. 리틀 노무현 아이가”(50대 남성 사업가 고모 씨)

“이번엔 국민의힘이 돼서 윤석열 대통령 힘 보태줘야 하지 않겠나”(60대 가정주부 김모 씨)

지난 21~22일 이른바 보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 속하는 경남 양산시을 지역구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표심은 판세를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첨예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이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해 전략공천한 3선 김태호 의원은 전통적인 보수세를 보여온 장년과 노년층에서, 현역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젊은 층에서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보였다. 이 가운데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1일 오후 경남 양산 석산리 석산초등학교 앞. 하굣길 인사에 나선 김두관 의원을 본 초등학생들은 “김두관 맞죠?”, “사진 한 장 찍어주세요”라며 저마다 말을 걸었다. 학부모인 30대 여성들도 김 의원에게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30대 여성 이모 씨는 “김두관 의원은 다들 괜찮게 생각하는 거 같다. 부모님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면서도 “그런데 저는 이재명 대표를 보면 민주당을 찍어도 되나 모르겠다”며 “뉴스를 보면 이재명 대표가 이것저것 혐의도 많다고 해서 끝까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0대 가정주부 김모 씨는 “김두관이 싫은 건 아닌데 이재명이 싫다”며 “딸하고 사위는 민주당을 찍어 줘야 한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김두관 의원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석산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김모 씨는 “윤석열 대통령 하는 걸 보면 김두관을 찍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해놓고 찍는 호남이랑 대구 사람들은 경남 사람들을 본받아야 한다”며 “여기는 그에 비해서 마음이 열려 있다. 경상도라도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도 크다”고 덧붙였다.

김두관 의원은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꼭 이겨서 무도한 정권을 막아야 한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유권자들이 많이 하신다”며 “최근 기억나는 유권자분들의 말씀은 웅상중앙병원의 정상화 요청”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동양산과 서양산을 가르는 천성산을 가리키며 “천성산 너머에 계신 분들에게 24시간 응급진료를 하는 병원이 웅상중앙병원 딱 하나였는데, 그 병원이 폐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복원해 달란 목소리가 많아 긴급한 사안으로 보고 최근 대학병원 2곳, 의료재단 등과 접촉하며 인수·인계 대상을 찾고 있다"고 했다.

4·10 총선에서 경남 양산시 을에 출사표를 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양산 남부시장에서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상현 기자

반면, 낙동강 벨트를 되찾고자 양산을에 도전장을 낸 김태호 의원의 경우,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70대에게 인기를 보였다. 지난 21일 양산 남부시장에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은 김태호 의원이 등장하자, 상인들과 시민들은 그를 알아보고 반갑게 먼저 인사와 악수를 건넸다. 양산 남부시장은 양산 갑과 을 지역 주민들이 모두 찾는 양산의 대표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양주동에 사는 50대 여성은 김 의원을 보고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본다”며 “식사를 잘 챙기시라”고 응원했다. 덕계동에 사는 60대 여성은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됐으면 한다”며 “선거 이후엔 물가도 안정되고 먹고 살 걱정도 안 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반찬가게에서 일하는 조모(29) 씨는 김 의원에 대해 “몇 번 시장에서 봤다. 괜찮은 사람 같다”며 “바라는 건 딱히 없지만 세금이 아깝지 않게 해주었음 한다”고 기대를 보였다.

김태호 의원은 “요즘처럼 장사가 잘 안된 적이 없었단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전반적인 불경기로 소비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양산으로 찾아 올 수 있게 관광이나 문화, 음식 맛에 이르기까지 명품도시 양산을 만들어달란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여당 후보의 강점에 대해선 “결국 집행 능력이고 추진력”이라며 “우리 지역 같은 경우는 8년 간 민주당이 쭉 해왔는데 그동안 달라진 게 없다, 공약도 결국 재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실제 첫 삽을 뜰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정치인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많이 주어지는 거 같고 그래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아직 누굴 찍을지 모르겠다”는 20대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양산역 인근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20대 강모 씨는 “이번이 첫 투표라 투표소에 꼭 갈 것”이라면서도 “정치는 잘 몰라 누굴 뽑을지 마음은 못 정했지만 당을 떠나 국민 생각하는 사람이 당선됐음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후반 남성도 “아직 마음속에 정한 사람은 없다”며 “부모님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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