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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싼 돈 들여 해외 갈 필요없다” 원전 부품소재 안전성 국내서 검증
- 원자력연, 원전 내부 중성자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 구축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 테스트를 위해 로봇팔을 조작하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원전 내부 부품은 높은 온도와 압력, 그리고 중성자에 노출돼 방사능을 갖게 되는 방사화로 손상돼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부품 소재의 특성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방사화된 소재를 직접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이 국내 최초로 구축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전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중성자에 의해 방사화된 소재의 열화 현상을 평가할 수 있는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H-MAP)’을 준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원자로 계통의 주요 구조부품은 고온‧고압의 냉각재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특히 핵연료와 근접해 있는 부품의 경우 많은 양의 중성자에 노출되어 화학적‧물리적으로 성질이 나빠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 준공식 행사.[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이 중 재료에 균열이 발생하고 부식이 빨라지는 조사유기응력부식균열(IASCC)은 전세계적으로 원전 내부 구조부품에서 다수 발생한다고 보고되어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관련 연구에 비방사화된 소재를 사용하거나 중성자 조사재료를 모사한 양성자 조사재료 등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중성자 조사재료를 직접 활용한 연구에 비해 재료열화 특성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실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최민재 박사 연구팀은 원전 내부와 동일한 환경인 최대 온도 360℃, 압력 200기압 이상에서 중성자 조사재료의 부식 균열 및 부식 속도 측정 등 열화평가 시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중성자 조사재료의 내부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IASCC 실증장비를 개발하고, 일반시험구역에서 시운전을 통해 장비 운용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중성자 조사재료 취급이 가능한 납차폐 핫셀과 외부 원격조정을 위한 로봇팔 및 반력 암(arm) 등을 제작‧설치하고, 핫셀 내에 IASCC 실증장비 2대를 설치함으로써 H-MAP을 완성하였다.

이번에 준공한 실증시험시설로 국내에서도 원전 모사 환경에서 방사화된 소재를 직접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원전에서 장기간 사용된 부품 소재에 대한 평가 데이터를 확보하여 재료 건전성 및 수명을 예측함으로써 원전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납핫셀 내에 설치되어 있는 IASCC 실증장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향후 시설 내에 정밀가공설비, 3차원 디지털 현미경, 계장화 압입 시험기 등의 실험 장비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김동진 재료안전기술연구부장은 “이번에 준공한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은 가동원전의 안전성 향상 뿐만 아니라 향후 SMR 등 차세대 원자로 부품 소재기술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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