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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우현의 ‘한국의 바이엘’ 꿈 일단 제동…또 다른 바이오 비전 찾을까 [비즈360]
OCI·한미 그룹 간 통합 결국 무산
이우현 회장 29일 주총서 향후 계획 밝힐 듯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가 28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이 결국 무산됐다. 통합 계획에 반대하는 한미그룹 일가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총에서 승기를 잡아 일단락되면서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의 길을 따라 글로벌 선도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이우현 OCI그룹 회장의 사업 구상에도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다만 한미와의 통합 추진과 무관하게 제약·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전략적으로 투자해온 만큼 바이오 사업 확대 움직임은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8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했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중 통합에 반대하는 형제 측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게 됐고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양 그룹의 통합 추진 동력도 잃게 됐다. 사실상 통합이 무산된 것이다.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현장 위임장 집계시간 관계로 예정된 개최 시간인 9시를 넘겨 지연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주총 직후 OCI그룹은 통합 중단 방침을 공식화했다.

OCI홀딩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3개월여간 이어진 OCI와 한미의 그룹 간 통합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양 그룹은 올해 1월 12일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의 공동 이사회 구축을 통한 공동 경영 체계 수립을 준비해 왔다.

한미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OCI그룹의 당초 계획이었다.

다만 한미그룹과의 동행은 불발됐지만 OCI그룹이 신사업으로 제약·바이오 분야를 주목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왔던 만큼 관련 사업 추진은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OCI그룹은 제약·바이오를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와 함께 핵심 3대 사업으로 점찍고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1959년 동양제철화학에서 출발한 OCI그룹은 과거 2000년대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며 화학 기업에서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확장 변모해 왔다. 그러나 주력인 화학·소재 사업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를 느꼈고 신사업으로 제약·바이오 분야를 발굴했다.

OCI그룹은 지난 2018년 부광약품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시작으로 2022년 부광약품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을 본격화했다.

앞서 이우현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같은 경우는 앞으로 시장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산업용 화학 분야는 한국에서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고 가격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시장을 눈여겨 봐왔다”고도 언급했다.

이우현 회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OCI빌딩에서 열리는 OCI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번 통합 무산과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해 주주들에게 직접 설명할 것으로 전해진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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