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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전 사라져도, ‘김광석 노래비’는 남는다
[학전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 학전이 문을 닫아도, 소극장 마당에 설치된 ‘김광석 노래비’는 보존된다.

학전은 개관 33주년인 지난 15일 폐관함에 따라 임차계약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소극장 현판을 철거한다고 29일 밝혔다.

1991년 3월 15일 김민기 대표가 개관한 학전블루 소극장은 학전 출신 가수, 배우들이 주최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총 20회 공연에 가수 33팀과 배우 92명이 참여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관객 3128명과 함께했다.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박수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학전에 따르면 향후 학전블루 공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건물을 임차,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거쳐 7∼8월부터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마당에 설치된 고(故) 김광석 추모비와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원작 극작가 폴커 루트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은 그대로 보존한다. 김광석과 학전의 관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1991∼1995년 이곳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1000회 이상 열며 학전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김민기 대표가 이끄는 김광석추모사업회는 매년 학전에서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를 열었다.

폐관 이후 학전은 사업자등록을 유지해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저작물을 관리하고 33년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간다. 학전은 “앞으로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콘텐츠가 상업적인 형태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학전의 마무리를 돕기 위해 마련된 기부금은 콘서트 제작비로 사용했고, 남은 기부금 일부는 학전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일부는 ‘김광석추모사업회’에 전달한다.

학전은 “기존 채무가 ‘지하철 1호선’과 ‘고추장 떡볶이’의 공연 수입으로 지난 2월 해결되었고, 이에 따라 기부자들의 취지를 살리는 방법을 고민한 데 따른 결과”라며 “그동안 학전을 사랑하고 학전이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수많은 아티스트와 관객,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학전을 도왔던 많은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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