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루스 스트루익. [US선]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복권 당첨금을 거머쥔 주인공이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다.

미국 US선, 영국 데일리메일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행운의 사나이' 테오도루스 스트루익(65)은 은퇴 후 인구 310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인 프레지어 파크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 있는 미드웨이 마켓에서 정기적으로 파워볼을 사곤 했는데, 지난해 10월에 엄청난 일을 겪었다. 1등에 당첨된 것이다. 당시 1등 당첨금은 17억65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였다. 1등 당첨자가 3개월 가까이 나오지 않아 상금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었다. 5개월간 당첨금을 받지 않았던 그는 최근에야 이를 현금화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복권 당첨자가 자신의 신원을 숨기는 걸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당첨자는 자신의 실명과 사는 곳을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복권을 산 소매점 이름과 위치, 당첨 날짜, 당첨 금액도 공개된다.

이 때문에 스트루익은 곧장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곧장 집 밖에 '무단 침입 금지' 안내문을 내걸어야 했고, 경고장에는 '함부로 침입하면 고소당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까지 써야 했다.

그런 스트루익이 최근 사라졌다. 스트루익 대신 집을 돏고 있다는 케빈 워튼은 US선에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누군가 스트루익의 머리에 자루를 씌우고 차량으로 끌고 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지역 총기 상점 주인 댄 페리도 "내가 (그런 복권에 당첨되고)여기에 살았다면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 그는 등에 큰 과녁을 짊어지게 됐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웃은 데일리메일에 "언론의 관심 탓에 스트루익이 마을에서 쫓겨난 것"이라고 주장키도 했다.

스트루익의 현재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웃들은 그가 샌디에이고에 있는 아들 집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측 중이다. 미 해병대에서 근무하는 아들이 샌디에이고에서 복권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복권 사상 최대 당첨금은 2022년 11월 파워볼 복권에서 나온 20억4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다.

파워볼 티켓은 한 장 당 2달러(약 2700원)며, 미국 45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 푸에르토리코,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파워볼은 매주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3차례씩 추첨한다.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금액이 이월돼 총 당첨금이 늘어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