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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법조인 아닌 ‘여의도 문법’…한동훈이 달라졌다[이런정치]
거칠어진 입에 ‘막말 논란’ 일어
‘운동권 심판’→‘李曺 심판’ 강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에서 권영세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달라졌다. 법무부 장관 퇴임 직후 비대위원장 취임 일성에 담겼던 ‘운동권 심판’은 ‘이·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으로 바뀌었고, 장관 시절 국회에 나와 차분히 야권을 상대했던 모습과는 반대로 선거운동 첫날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서초동 사투리’에 익숙한 법조인의 모습이 아닌 ‘여의도 문법’에 온전히 젖어든 투사가 된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29일 오전 재외선거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국외선거운동 방송연설에 출연해 “드디어 선택의 순간이 우리 앞에 와 있다”며 “22대 국회 임기는 4년이다. 그러나, 22대 총선 결과는 40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22대 국회에서 경제 대개혁을 완수하겠다”면서 “기업을 죄악시하는 세력, 개혁의 진통을 틈타서 혼란을 키우는 세력은 절대로 이 역사적 과업을 해낼 수 없다”고도 역설했다. 또한 “굴종적인 대북정책, 사대주의, ‘혼밥 외교’로 다시 돌아갈 순 없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저희의 부족함, 제가 잘 알고 있다. 실망을 드린 일도 많았다”며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이렇게 고개 숙여서 국민께 호소드린다.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번 연설과 더불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한 위원장의 ‘스타일’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거운동을 위해 연설에 나섰다. 이번 방송이 공식 선거 운동 이틀 차 첫 공식 일정인 셈이다. 한 위원장은 이번 연설 중간중간 취임 이래 줄곧 써 온 ‘동료 시민’이란 호칭과 함께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등의 표현도 사용했다.

그간 한 위원장이 강조해 오던 ‘운동권 심판’ 대신 ‘이조 심판’이 떠오른 것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한 위원장은 첫 유세 마이크를 잡은 전날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일대에서 열린 조정훈 서울 마포갑·함운경 서울 마포을 국민의힘 후보의 합동 유세 현장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걸 막아야 한다”며 ‘이조 심판’을 강조했다. 특히 마포을 지역은 앞서 한 위원장이 현역 의원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 맞서 ‘운동권 저격수’ 김경율 비대위원을 후보로 내세웠던 지역이기도 하다.

아울러 특히 최근 언행 중 기존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은 전날 불거진 ‘막말 논란’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집중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는 해당 발언 전날인 지난 27일엔 선대위 회의에서 “몸이 뜨거워지고 말실수하기 쉽다. 더 절제하고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을 하는 게 맞다”고 말한 직후 발언인 만큼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한 비판은 당 안팎에서 이어졌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전날 한 위원장에 발언에 대해 “저희는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열린 유경준 경기 화성정 국민의힘 후보 출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은 야당이라서 이 정권에 대한 증오 때문에 막말하더라도 오히려 우리가 품격 있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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