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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횹사마'채종협 출연 일드 '아이러브유'는 어떻게 탄생했나[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한국배우 채종협(30)을 '태오'로 재탄생시킨 일본 민영방송국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마디로 정교하게 기획된 콘텐츠다.

기획의 주체는 TBS 드라마 제작팀이다. 그 제작팀에는 대다수의 일본인 스탭과 배우, 그리고 채종협을 비롯한 한국인 배우와 스탭도 있었다. 이 스탭들이 한데 어우러져 의견을 교환하면서 모두가 도전 정신을 발휘해 만든 기획이었다. 이와 같은 기획이 양국의 문화적, 콘텐츠적 교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기획은 나카지마 케이스케 메인 프로듀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오리지널 기획을 제안했다. 그 후 TBS사의 결정에 따라, 제작이 실현될 수 있었다. 각본을 담당한 것은 한국 작품에도 조예가 깊은 미우라 키사 작가. 그 후, 팀에는 한국인 스탭들도 함께하게 되었다.

그 중 한 사람인 차현지 프로듀서는 CJ ENM 공채 2기 PD 출신으로 '쇼미더머니', '엠카운트다운', '마마' 등을 연출해왔다. 22년 TBS에 입사해, 나카지마 프로듀서의 제안에 따라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다.

미우라 작가, 나카지마 프로듀서는 한국 출신의 차현지 프로듀서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스토리를 구상했다. 한일 양국의 아이디어를 결합시켜, 모토미야 유리와 윤태오 캐릭터 등 인물 관계를 만들면서 대본 작업에 들어갔다.

그곳에 캐스팅 된 배우가 채종협. 어떤 면에서 제작진은 큰 모험을 한 것이지만, 채종협이 이를 가능성으로 구현시켜 주었다. 채종협의 서툰 일본어는 외국인이 서툰 한국어를 하면 듣기 좋을 때가 있듯이, 귀엽게 들렸고, SNS 댓글에는 '횹사마'의 일본어 실력이 점점 늘고 팬들이 많아졌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한 이번 드라마에서는 한국의 식문화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밥 먹었어?’가 인사말인 한국인의 특성을 살려, 극 중 태오는 입버릇처럼 그 대사를 말하고, 요리에도 관심이 많은 인물로 설정되었다. 순두부와 라볶이 등 익숙한 한국 음식도 다수 등장한다. 일본 시청자의 대다수가 드라마 시청 후, 한국 요리가 먹고싶어진다며 열광했다.

극중 윤태오가 한국어로 혼잣말을 하는 건 자막이 안나오게 한 것도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시청자에게 유리의 입장에서 봐달라는 장치였다고 한다. 일본 국내 방송사들의 합작 플랫폼인 '티버'(TVER)에서는 자막이 나오고, 일주일 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에도 태오의 말이 일본어 자막으로 처리됐다. 현재 일본의 지상파 방송과 스트리밍 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공존하게 한 기획이었다.

철저한 기획과 채종협의 좋은 연기는 '횹사마'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오”라는 캐릭터와 TBS의 연출, 기술, 미술 스탭들의 도전, 그리고 주연 니카이도 후미를 필두로 한 출연진의 노력의 결과, 'Eye Love You'는 한일에서 인기를 얻고 채종협은 일본에서 '핫'한 인물이 됐다. 광고 제의도 쏟아지고 있다. 인생이 바뀌었다.

채종협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50만 정도에서 220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인스타 댓글은 거의 일본어다. 드라마 관련 사진에는 '횹사마, 오하이오 고자이마스(아침 인사)' 등의 코멘트가 4000여개나 달렸다. 적극적인 애정표현 방식, 큰 키에 미소가 예쁜 대형견 이미지, 여주인공과의 신장 차이 등이 일본 여성들에게도 심쿵포인트로 작용했다.

'아이러브유'는 악역이 없는 착한 드라마다. 복잡한 복선이 잔뜩 들어 간 드라마라기 보다 편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주요 타켓층인 여성 시청자들이 지친 일상을 뒤로하고, 퇴근 뒤에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하며 힐링받을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기운이 난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듯한 제작진의 소박한 바람이 통한 것은 아닐까.

정교하면서도 상냥한 기획과 한일 양국의 배우, 스탭들이 합심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기획이 지금의 '아이러브유'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양국의 문화 교류와 협업이 활발하게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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