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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8m 전망대·‘BTS 성지’…전북 완주의 또다른 매력[함영훈의 멋·맛·쉼]
놀토피아,삼례예술촌 이어 W-SKY전망대
‘BTS 성지’…전역 앞두고 촬영지 재조명
곱게늙은절 화암사, 만경강 붉은노을도 일품
‘W-SKY23 누리마루’에서 본 호남평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방탄소년단(BTS) 예능 촬영지로 유명해진 전북 완주에 새로운 즐길꺼리가 생겼다. 청소년 익스트림 레포츠파크 ‘놀토피아’와 일제 수탈기지를 예술로 바꾼 삼례문화예술촌에 이어, 올 봄엔 엘리베이터로 오르는 108m 높이의 전망대를 선보였다.

완주 우석대와 완주군은 최근 의기투합해 ‘W-SKY23 누리마루’를 만들었다. 용과 봉황의 지형을 가진 호남의 한복판, 국내 대학 건물 중 가장 높은 우석대 본관 23층 루프탑을 활용했다. 오는 25일 공식 오픈한다.

‘W-SKY23’는 우석대 본관 꼭대기이다.
우석대 꼭대기에 선 108m 높이의 전망대

보통 이 정도 전망대를 만들려면 건축비만 300억원 가량 들여야 하는데, 완주군의 제안을 우석대측이 대승적으로 수용, 매칭펀드 10억원 정도로 단장을 마쳤다. 프랑스 몽파르나스처럼 사무 및 교육 용도의 빌딩 꼭대기를 통 크게 무료 개방한 것이다.

‘W-SKY23 누리마루’ 전망대 루프탑에선 고조선 준왕이 마한을 세운 도읍지, 고려-거란전쟁때 현종이 전열을 재정비한 삼례역참,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절 목을 축이던 샘터 등이 멀리서 보인다.

전봉준 장군이 전라-경상-충청 세 길 합류 지점(삼남의 길) 광장에서 혁명군을 모아 북진하기 시작하던 곳은 동쪽, 대한민국의 식량을 책임지던 호남평야와 만경평야는 서쪽으로 내려다 보인다.

‘W-SKY23 누리마루’에서 본 풍경

남으로는 만경강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비비정과 신천습지가 있고, 이를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면 ▷서쪽 만경평야 ▷북서쪽 호남평야, 북쪽 미륵사지, 대둔산 ▷북동쪽 경천호, 대아댐, 불명산, 위봉산 ▷동쪽으로 이순신 샘터, 고려-거란 전쟁때 현종이 말을 갈아탄 삼례역참, 동학군 집결지, 세계최고 한지생산지 대승한지마을 ▷남동쪽으로 경각산, 대한민국술박물관, 웰니스 공인 구이 안덕마을,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김정은의 가문 전주김씨 시조묘가 있는 모악산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호남평야의 젖줄 만경강과 폐선을 활용한 비비정예술열차
만경강 비비정예술열차에 깃든 노을

이 108m 높이의 ‘완주문화역사 복합전시관’은 완주 문화역사전시와 더불어 무대와 계단형·평면형 좌석, 카페, 루프탑 등으로 구성된다.

우석대 조법종 교양대학장 겸 박물관장은 “이곳에 올라오기만 해도, 고조선과 마한-백제 22담로 등 웅혼한 우리 민족의 기상, 고려-거란 전쟁의 흔적, 충무공의 족적, 동학 혁명의 역사문화를 배우거나 통찰할 수 있다”며 “평야-바다-강-산이 조화롭고 경제와 호국의 중심이라는 뜻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다면 나라가 없다) 인문학’을 흡입하며 완주 여행을 더욱 두툼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TS 힐링 성지’로 유명세 시작

2024년 봄의 선물 ‘W-SKY23 누리마루’ 이전에, 완주는 대둔산, 해골바위산, 대아호, 만경강 등 청정자연 여행지가 많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예능 촬영을 여기서 하면서 여러 매력들이 추가로 알려졌다. 덕분에 완주는 방탄소년단의 힐링 여행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인기 여행지로 거듭났다.

BTS의 전역을 기다리는 오성제 소나무와 ‘아미 곰신’

완주·전주·익산·김제·임실 일대가 원삼국시대 마한 이후 줄곧 나라의 중요한 거점으로서 큰 족적을 남긴 것처럼 방탄소년단 역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고, 동양인들의 자존심을 세웠으며, 실의에 잠긴 국내외 청소년들의 마음을 달래 희망을 줬다. 오는 6월 맏형 진을 필두로 멤버들이 제대하고, 완전체로 컴백하게 되면 다시 맹활약이 기대된다.

현재 일곱 멤버 모두 편하다는 문화예술 보직 대신 일반병 혹은 훈련소교육병으로 복무 중이다. 제이홉은 올 10월에, 나머지 5명은 내년에 모두 전역한다.

방탄소년단은 군 입대 전 휴가 겸 여행예능 ‘서머 패키지’를 촬영했는데, 필리핀과 뉴질랜드 등 해외 만 다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국내에선 유일하게 전북 완주를 선택했다. 이들은 “완주로 완주!”를 외치며 이곳에서 놀고, 웃으며, 즐겼다.

이후 다시 완주로 찾아와 모악산(엄마 상징)과 마주보는 경각산(아빠 상징)에서 앨범 재킷에 활용된 패러글라이딩 장면을 찍었다. 또하나의 촬영지 오성제 호수엔 어제도 오늘도 방탄소년단 팬들이 찾아와 둑방길 소나무 앞에서 그리움 가득 인증샷을 남긴다.

소양고택의 유럽 동백

오성제에서 좌회전 하면 바로 소양고택와 아원 등 한옥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이 일대 소양제-아원-위봉산성과 남쪽 만경강변 비비정-비비낙안은 서머패키지를 촬영한 ‘BTS성지’로 불린다.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가 있는 소양고택에 가면 유럽 품종인 큰 동백꽃이 운치있게 피어있다. 한옥 전각들과 국악 풍류학교, 토석담장, 골목길 등이 고즈넉한 옛 정취를 안긴다.

불명산 자락 화암사에선 야생꽃의 재잘거림

불명산 자락에 있는 화암사는 ‘바위 위에 핀 꽃’이라는 원래 이름이 있지만, 연탄시인 안도현은 ‘잘 늙은 절’,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로 표현했다.

주차장에서 절로 향하는 두갈래길 700~1000m 구간의 산길이 아름답다. 첫사랑, 질투, 변심한 여인 등의 꽃말을 갖고 있는 보라색 얼레지를 비롯해, 노랑복수초, 부인병 약재로 쓰이는 종달새 닮은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등 야생화들과 때론 폭포로 돌변하는 청정 실개천의 재잘거림이 동행한다.

화암사 가는 길 야생화, 현호색

화암사 극락전은 국내 유일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진 국보이다. 신라 때 창건한 뒤 조선 선조 때 중건한 이 건물은 보다 웅장하게 보이도록, 많은 사람들이 처마 밑에서 쉬도록, 앞으로 길게 튀어나온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았다. 저절로 울린 적이 있었다는 동종의 전설이 흥미롭다.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본다. 작은 전각으로는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철영제, 한국형 불교의 상징 산신각, 넋을 위로하는 명부전 등이 있다.

옛 모습을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화암사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화루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자연은 살아있는 벽걸이 회화 작품이다.

모악산 덕에 남북정상이 극적 합의?!

완주에 있는 모악산 때문에 지난 2007년 10월 4일 남북정상의 합의서가 극적으로 채택됐다는 이야기는 허구와 같은 실제 이야기다.

전주 김씨인 김정일 북한 군사위원장이 33대 할아버지의 묘가 모악산에 있음을 언급하며 “우리는 전라도 출신”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주한미군 주둔 문제로 딴지를 걸자, 당시 협상자로 나섰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남한 출신이라 했으니 남측 생각을 해서 귀측이 양보하는게 맞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북측이 고집을 버려 남북이 합의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모악산 중턱 전북도립미술관의 ‘버릴 것이 없는 전시’

모악산은 해발 793m 정상에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어 예로부터 ‘모악(母岳)’이라 불리는 데서 유래됐다. 과거에 금이 많이 채취됐고, 지금도 사금광산이 몇 군데 남아있다.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 내장산, 서쪽으로는 맑은 날 변산반도까지 보인다.

모악산 치마폭에 안긴 전북도립미술관 로비에 서면 구이저수지와 그 옆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미술관에선 요즘 친환경 특별전 ‘버릴 것이 없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문체부 공인 웰니스마을 안덕
본앤하이리 국산레몬차와 우리밀빵

완주의 봄을 만끽하다가 구이안덕마을 찜질방에서 휴식하거나,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 완주의 건강 미식이 가득한 용진로컬푸드몰, 용진읍 레몬농장 겸 카페인 본앤하이리의 음료로 건강을 챙겨도 좋겠다.

군민 전체가 BTS팬이 된 완주군의 오성제 소나무는 첫 전역자가 있을 6월을 기다리며, 여전히 ‘아미 곰신’들의 믿음처럼 우뚝 서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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