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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체 치명적” 천연가스 발전소 유해물질…90% 이상 배출량 줄인다
- 에너지기술연구원, 유해물질 고효율로 저감시키는 촉매기술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황선미(아랫줄 왼쪽) 박사 연구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 황선미 박사 연구진이 천연가스 발전 가동 초기에 다량 배출되는 유해물질인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미연탄화수소(UHC)를 동시에 90% 이상 효율로 저감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천연가스 발전은 탈석탄으로 인한 전력 부족을 메워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자, 석탄에 비해 대기오염물질을 1/8수준으로 배출하는 친환경 발전방식이다. 또 가동과 중단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전력수요 급증 시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중요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빈번한 가동, 중단은 오히려 자동차가 공회전 할 때 유해물질을 내뿜는 것처럼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고농도, 다량의 일산화탄소, 미연탄화수소, 이산화질소를 발생시킨다.

일산화탄소, 미연탄화수소, 이산화질소는 천연가스 발전 운전 중에는 거의 배출되지 않으나 가동 개시 또는 재가동 시에는 일산화탄소 최대 2000 ppm, 미연탄화수소 최대 7000 ppm, 이산화질소 최대 80 ppm 배출을 배출한다.

특히 천연가스 발전소는 대부분 도심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유해물질 발생 시 지역 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19년 환경부는 가동 초기에 발생되는 일산화탄소, 미연탄화수소의 배출 실태를 조사했으며, 이를 저감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가동 초기 배출되는 유해물질은 아직 규제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국산 기술도 없어 해외의 값비싼 촉매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실증을 위해 개발된 촉매(가운데)를 벌집모양 허니컴 담체(왼쪽)에 코팅한 모습(오른쪽).[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150~400℃의 넓은 온도 영역에서 활발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천연가스 발전이 가동되는 낮은 온도 영역 150~250℃에서도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미연탄화수소를 90% 이상 동시 저감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천종합에너지 주식회사와 함께 천연가스 발전 배기가스를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를 진행했으며 촉매의 성능과 적용 가능성을 모두 검증 완료했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촉매가 산화반응과 환원반응을 동시에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 기술이다. 개발된 촉매는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할 수 있다. 동시에 이산화질소는 환원반응을 통해 일산화질소로 전환되며 연구진이 기존에 개발한 ‘질소산화물 저감’ 촉매를 활용하면 90% 이상의 효율로 저감할 수 있다.

개발한 촉매가 적용된 인천종합에너지의 파일럿 실증 설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해외 상용 촉매는 320℃의 높은 온도에서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만 저감이 가능한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를 활용하면 15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이산화질소까지 모두 저감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추가 설비 도입 없이 기존 설비에서 촉매만 교체해 활용할 수 있어 발전업체의 비용 부담 문제도 덜었다.

또한 해외의 상용 촉매는 질소산화물만 저감하는 국산 촉매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높으며, 대체재가 없어 해외 기업과의 가격 협상도 어렵다. 이에 이번 국산 촉매 개발은 해외 의존을 벗어나고 나아가 해외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는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황선미 박사는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기술, 설비에 대한 요구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국산 촉매기술을 통해 일산화탄소, 미연탄화수소 등 유해물질 배출 규제에 앞선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며, 국내 발전소 맞춤형 기술로 업체와 주민 모두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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