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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땅 침몰 중. 국제적 문제"…'생명 위험' 경고까지 나왔다

중국 상하이의 고층 빌딩[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 주요 도시들이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고층 빌딩 건립으로 급속한 지반침하 현상을 겪고 있어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중국의 문제를 넘어서서 국제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 50여명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 82개 주요 도시 중 거의 절반이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 베이징은 물론 톈진, 상하이, 광저우 등 해안 대도시들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자들은 2015∼2022년 중국 도시인구 4분의 3을 차지하는 82개 주요 도시의 지표면을 위성 레이더로 측정했다.

그 결과 중국 인구 29% 차지하는 도시 지역의 거의 절반이 매년 3㎜보다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은 2억7000만 명에 달한다.

또 매년 10㎜보다 빠르게 가라앉는 땅에는 6700만 명이 살고 있다.

연구진들은 '지하수 추출'이 지반 침하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지하수를 과도하게 퍼 올려 지하수면이 낮아지고 그 위의 땅이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도시 자체의 무게가 증가하는 것도 원인이다. 토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퇴적물 무게와 무거운 건물로 인해 자연적으로 압축돼 가라앉게 된다.

특히 해수면이 상승하는 해안 대도시는 폭풍과 홍수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가령 톈진에서는 지난해 아파트 단지 내 도로 곳곳이 꺼지고 아파트가 기울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연구진은 "100년 내에 해안의 약 4분의 1이 침강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수면보다 낮아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주민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도네시아의 수도 역할을 해왔던 자카르타다. 인구 밀도가 높음에도 상수도 시설이 빈약해 대부분 주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했고, 결국 땅이 빠른 속도로 가라앉아 수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도 뉴욕시를 비롯한 수십 개의 해안 도시가 가라앉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토지 25%가 해수면보다 낮게 가라앉았고, 멕시코시티는 연간 최대 50㎝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이 논문을 검토한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토목공학자인 로버트 니콜스는 "지반침하 문제는 매우 큰 문제로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진들은 지반침하는 완전히 막을 수 없지만 지하수 추출 제한이 피해를 다소나마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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