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로고. [한국맥도날드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익준(조정석) : 우주는 해피밀로 시킨다. 뭘로 해?

이우주(김준): 불고기버거. 세트로. 후렌치 후라이로 바꿔주고 주스로 해줘.

이익준 : 메뉴를 달달 외우고 있구만.

이우주 : 아빠는 슈슈.

이익준 : 슈슈?

이우주 : 응. 아빠는 슈슈 라지세트로. 후렌치 후라이 말고 치즈스틱. 콜라는 그대로. 나도 한입 먹을 거야.

이익준 : 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tvN 제공]

99학번 의대 동기 다섯 명이 병원에서 펼치는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3화에서는 이익준이 아들 이우주와 맥도날드 ‘해피말’을 주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들바보’ 아빠와 귀여운 아들이 랩을 하듯 주고받는 대화에서는 가족애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맥도날드는 이 PPL(간접광고)을 통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맥도날드의 매력을 알렸다.

1988년 한국에 문을 맥도날드는 매일 40만 명, 매년 2억 명 넘는 고객이 찾는 ‘동네 친구’ 같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임직원, 마니아 고객, 가맹점주, 농부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 스토리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고객과 접점을 계속 늘리는 동시에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다. 작년 김기원 대표는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매장을 총 500개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드라이브 스루(DT)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을 늘리고 맥도날드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의 편의성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맥도날드가 소비자의 일상에 녹아들어가는 동안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 예능,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한 영상 속에서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 한 장면. [유튜브 tvN drama 캡쳐]

맥도날드가 영상 속에 등장할 때는 PPL과 장소 협찬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PPL의 경우 말 그대로 광고를 위해 맥도날드가 제품 등을 영상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장소 협찬은 영상 제작진이 맥도날드 매장을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을 때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영상에서 맥도날드가 등장하는 장면은 대체로 장소 협찬이다. 맥도날드는 PPL을 소극적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맥도날드의 다양한 메뉴와 서비스를 시청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PPL 작품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다. 이 드라마에서 맥도날드는 두 번 등장한다. 해피밀을 알린 3화에 이어 10화에서는 5명의 주인공이 맥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면이 담겼다. 24시간 차 안에서 빠르게 주문하고, 차에서 바로 받아먹을 수 있는 간편함을 강조했다. 버거뿐만 아니라 사이드와 디저트 메뉴 등을 고를 때 기호에 맞게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모습도 그려졌다.

‘인생84’에서 공개한 ‘키 인생터뷰’ 영상. [유튜브 인생84 채널 캡쳐]

유튜브에서도 PPL을 진행했다. 작가 겸 방송인 김희민(기안84) 씨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서다. ‘키 인생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가수 김기범(키) 씨가 출연해 자신의 인생사를 얘기했다. 키씨는 10년이 넘은 맥도날드의 메뉴 ‘더블 쿼터파운더 치즈’ 메뉴를 소개하며 자신의 ‘최애(최고 애정하는)’ 버거라고 고백한다. 양배추와 당근, 양파와 마요 드레싱을 합친 사이드 메뉴 ‘코울슬로’와 음식 궁합을 추천하는 모습도 나왔다.

맥도날드는 여러 영상을 통해 다양한 시기, 다양한 장소에서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동네 버거집’으로 등장했다. 장소 협찬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방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이 드라마의 배경인 1988년은 한국맥도날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매장을 낸 해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1988’ 7화에서는 정환(류준열)이 덕선(혜리)와 덕선의 친구들과 맥도날드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매장 벽면에는 50년이 지난 현재도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로 남아있는 빅맥 포스터가 붙어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생선 패티로 만든 ‘필레 오 피쉬 버거’도 등장한다.

펭수가 맥도날드 일일 크루로 일하고 있다. [유튜브 자이언트펭TV 채널 캡쳐]

펭수도 맥도날드를 찾았다. EBS 유튜브 ‘자이언트펭TV’에서 펭수는 맥도날드의 일일 크루가 돼 DT 서비스를 제공했다. 펭수는 DT 서비스의 핵심인 ‘친절’, ‘정확’, ‘신속’을 체득하며 맥도날드의 일원이 됐다. ‘품질’과 ‘서비스’, ‘청결’, ‘가치’라는 맥도날드의 네 가지 약속(QSC&V)도 보여줬다.

맥도날드는 국내외 다양한 영화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개봉된 영화 ‘더킹’이 대표적이다. 박태수(조인성)이 야심한 밤 임상희(김아중)에게 밥을 사주겠다며 맥도날드로 데려간다. 검사를 그만둔 박태수는 버거와 후렌치 후라이를 먹으며 임상희에게 “더 크게 가야지”라며 야심을 드러낸다.

맥도날드 주식회사의 설립자 레이 크록을 다룬 전기 영화도 있다. 2017년 국내에 개봉한 ‘파운더’에서는 맥도날드 최초 창업주인 맥도날드 형제와 레이 크록의 갈등, 프랜차이즈 확장과 가맹점영업, 맥도날드 주식회사 설립, 맥도날드 매입, 이혼과 재혼 등 맥도날드라는 프랜차이즈의 역사와 레이 크룩 개인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로키’ 시즌2에서는 1982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맥도날드가 그대로 재현됐다. 로키(톰 히들스톤)가 실비(소피아 디 마티노)를 찾기 위해 1977년 영국 런던으로 시간 이동을 하고, 맥도날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실비와 로키가 만나는 장면이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