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롯데면세점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비중이 6년 만에 20%대를 회복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1분기 매출액은 3조6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094억원)보다 18.8% 늘었다. 내외국인 여행 수요 증가로 거래가 다소 회복됐다.

특히 내국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내국인 매출은 7680억원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내국인이 29.5%로 외국인(16.2%)을 앞질렀다.

면세업계 내국인 매출 비중은 2010년 55.3%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중국 유커(단체 관광객)가 면세점 큰손이 되면서 2012년 42.2%, 2014년 31.0%, 2016년 28.2%, 2018년 20.9% 등으로 매년 줄었다. 2019년에는 15.6%까지 떨어졌고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내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지난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여행 수요가 다소 살아나며 19.5%까지 회복했다.

반면 외국인 매출은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은 2조9247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분기(4조5974억원)의 63.6%다. 중국 불경기에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최근 외국인 관관객 소비 패턴이 먹거리·체험 위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끼쳤다

외국인 매출 부진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83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77% 줄었다.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다른 업체들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고환율이라는 악재까지 생기면서 내국인 소비의 지속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일부 면세품의 경우 백화점보다 비싼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