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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넘는 것 사실상 불가능” K-조선에 덮친 충격적 진단 [비즈360]
1분기 한국 신조선 수주량 32.9% 증가
1위 중국 바짝 뒤쫓아…격차 3.7%p차
中, 생산능력, 자국발주, 영업력 ‘넘사벽’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앞세운 ‘선별 수주’ 전략으로 중국 점유율을 3%포인트대로 바짝 뒤쫓고 있지만, 막강해진 중국의 조선 경쟁력에 점유율로 능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1분기 수주 호조는 카타르 LNG선 2차 물량 등 특정 프로젝트에 힘입은 만큼 올해 내내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신조선 점유율 1위인 중국이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추며 다양한 선종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때문에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과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해운 및 조선업 1분기 동향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운영 중”이라며 “자국의 전략적 발주 확대, 과거 일본이 수주하던 중형선 시장 잠식, 대형선까지 영업력을 확대하는 등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어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생산능력과 경쟁력, 품질을 유지하고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서 부가가치 창출 능력과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신조성 가능 국가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수주 선종이 일부 선종에 집중되고 있는 점, 인력난에 의한 생산시스템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 문제점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이 과거에는 ‘저가물량 공세’에만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기술력도 갖추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중국은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다양한 선종을 수주하며 점차 공략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기도 하다. 연구소는 중국이 1분기 중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선 물량이었던 일본 선주의 1만3000TEU(길이 6.1m 표준컨테이너 1대를 세는 단위)급 12척 전량을 수주하며 점차 대형 시장에서의 입지도 넓히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신조상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신조선 발주량 1034만CGT(표준선환산톤수) 가운데 중국이 약 487만CGT를 수주하며 전체의 47.1%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 449만CGT, 43.4%로 2위를 기록하며 중국을 3.7%p차로 바짝 뒤쫓았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주량은 32.9% 늘었으며, 수주액은 41.4% 증가한 135억7000만달러(18조83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실적 기준으로 지난 10년 중 3번째로 많은 액수다.

다만, 한국의 호실적은 1분기 세계 발주량 감소에도 카타르 LNG선 2차 프로젝트 물량 29척 전량을 수주하고 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덕이다. 지난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8척 수주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카타르 LNG선 2차 프로젝트의 경우,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3사가 총 52척 중 44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 17척, 삼성중공업 15척, 한화오션 12척 등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1분기 한국의 수주 선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LNG선은 한국의 1분기 전체 수주량 중 55.4%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또, LPG선은 VLAC 겸용 20척을 포함해 총 25척을 수주, 전체 수주량의 21.8%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에 중요한 선종 중 하나로 꼽히는 컨테이너선은 1분기 중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연구소는 “1분기 수주가 양호한 점은 긍정적이나 해운시장 규모가 작은 LNG선이나 LPG선의 비중이 77%를 차지한 반면, 3대 주요 선종 중 유일하게 탱커만을 수주하며 전체 비중의 20%에 불과한 점은 다소 기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1분기와 같은 수주 호조가 올해 내내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연구소는 “1분기 중 국내 조선업계가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것은 카타르발 LNG선의 계약이 해당 기간에 몰린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향후) LNG선 신규발주는 카타르 발주 종료 후 일부 개발프로젝트 관련 물량 외 많은 물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조선업이 LNG선 시장과 탈탄소 기반의 신선종 시장 등 ‘선별수주’에 나서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생산능력과 경쟁력, 시장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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