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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이게 무슨 냄새야?” 숨이 턱 막히는 이유…따로 있었다 [지구, 뭐래?]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계 없습니다. [123RF]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복사기 냄새 아니야?”

숨이 턱턱 막히거나 마른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온열 질환이 아닐 수 있다. 공기 중에서 소형 복사기나 레이저 프린터, 일부 공기청정기와 비슷한 톡 쏘는 냄새를 맡았다면 오존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요즘처럼 햇빛이 강하고 바람이 없는 여름철 대기 중의 오존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으로 치솟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역대 가장 많은 오존 경보가 내려졌다.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농경지에서 농민이 고추 수확 중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

14일 오후 3시를 기해 서울 서남권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만 101번째 오존 경보다. 역대 최대 오존 경보 발령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은 물론, 1년에 오존경보가 100회 이상 내려진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오존 경보는 연 30~50회 선에 머물렀다. 2019년 2회, 2020년 30회, 2021년 32회, 2022년 42회, 2023년 45회로 해마다 증가 추세긴 했으나 올해 배로 늘어난 것이다. 오존 경보가 집중됐던 경기도도 지난해 80회, 2019년 85회 등 발령된 바 있다.

오존 경보는 1시간 평균 농도에 따라 광역지자체별로 발령된다. 0.12ppm 이상일 때는 주의보, 0.30ppm 이상일 때는 경보, 0.50ppm 이상일 때는 중대 경보다.

불볕더위가 이어진 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오존은 주로 자외선을 차단해 생태계를 보호해주는 ‘오존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상 10㎞ 이내 대류권에 머물 때에는 전혀 다르다. 사람의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 등 인체에 해롭다.

특히, 단기간에 고농도일 경우에 더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눈과 코 등 감각기관을 자극하고 면역 체계와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게 한다. 오존 경보가 발령됐을 때에는 외출을 삼가야 하는 이유다. 식물의 엽록소를 파괴하는 등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오존 농도는 대기오염물질이 많은 도시 지역일수록 더 높게 나타난다.

자동차 배기가스.[123rf]

주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발전소와 같은 고온 연소공정에서 만들어지는 질소산화물(NOx), 화학제품 제조시설, 주유소, 세탁소,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이 오존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중요한 조건은 바로 날씨다. 오존은 광화학 반응에 의해 발생하므로 여름철, 특히 하루 중에서는 오후 2~5시에 농도가 가장 높아진다. 요즘과 같이 일사량이 강하고, 습도가 낮고 풍속이 약해지면서 오존 농도가 급증할 기상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오존 발생은 일사량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히 요즘처럼 쨍쨍한 날씨에는 (오존 경보 발령이) 100%, 거의 매일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헤럴드DB]

앞으로 오존 경보가 더 자주 발생할 전망이다. 오존 경보 발령일수도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시작되는 시기마저 당겨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기후변화와 오존’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만 해도 첫 발령일이 주로 5월이었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4월 25일, 4월 20일로 4월까지 첫 오존 경보가 당겨졌다. 심지어 지난해엔 첫 오존 경보가 3월에 내려졌다.

오존주의보 발령일 수 역시 2012년 29일에서 2022년 63일로 크게 증가했다. 발령 횟수도 2012년 66회에서 2022년 406회로 껑충 뛰었다.

기상청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대기질 개선하지 않으면 21세기 말 고농도 오존 발생 기상조건이 최대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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