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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만원 과일 vs 7억원 와인…‘극과 극’ 추석선물 전쟁 [언박싱]
7억원 와인·김환기 와인 내놓은 롯데百
신세계百 ‘스위트파크’ 디저트 선물세트

3만원대 과일세트 이마트, 사과값 10%↓
롯데마트 10만원이하 축산세트 40% 늘려
신세계百 스위트파크 디저트 추석 선물세트.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의 선물세트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선물 소비도 양극화가 뚜렷하다. 백화점은 초격차 상품군을, 온라인 및 대형마트는 가성비를 앞세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초격차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억’소리 나는 상품도 적지 않다. 롯데백화점은 세계에서 가장 진귀한 와인 세트로 꼽히는 ‘샤토 페트뤼스 버티컬 컬렉션’을 7억600만원에 선보였다.

각 사의 차별화 사업을 선물세트에 녹인 경우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사업을 전개하는 바샤커피, 더콘란샵 제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F&B전문관인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디저트, 와인을 더해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검증된 브랜드도 잇따른다. 롯데백화점은 엄격한 기준을 거친 신규 라인을 새롭게 내놨다. ‘익스클루시브’(Exclusive), ‘큐레이션’(Curation·맞춤형 추천)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타사에서 찾기 힘든 품격을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이 올해 추석 와인세트로 선보이는 돈 멜초x김환기 아트 스페셜 에디션. [롯데백화점 제공]

‘엘프르미에(L Premier)’는 초격차 농축수산, 청과 선물 세트 라인이다. 최상급 암소 한우의 특수·로스 부위를 엄선한 8.8㎏ ‘암소 No.9 명품’과 겨울 참조기 중 400g 내외 큰 참고기로 구성한 ‘영광 법성포 굴비’다 대표적이다. 가격은 각각 300만원, 400만원이다. 엘익스클루시브 라인의 대표 상품은 김환기 작가의 대표작인 ‘우주’(Universe 5-IV-71 #200)를 레이블에 담은 추석용 와인세트다. 2일부터 3000병(병당 55만원) 한정 판매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004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초격차 프리미엄 명절 세트 브랜드 ‘5-STAR(스타)’의 물량을 20% 확대한다. ‘명품 한우 The No.9(더 넘버나인)’(250만원), ‘명품 셀렉트팜 햄퍼’(30만원), ‘명품 재래굴비 특호’(120만원) 등이다.

갤러리아는 입고 수량이 한 병뿐인 와인을 내놨다.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을 기념해 전 세계 500병 한정 출시된 ‘로얄살루트 찰스3세 대관식 에디션’과 ‘발렌타인 40년 마스터컬렉션’이다. 각각 가격대가 3000만원 중반, 2000만원 중반이다.

한우 세트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이 5년간(2019~2023년) 추석 선물 세트 판매를 분석한 결과, 한우 세트 비중은 2019년 약 24.9% 수준에서 지난해 29.8%까지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300만원)’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200만원)’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 확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의 추석 선물의 경우 성의나 마음을 표현하는 고급재 성격을 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백화점 추석 선물 세트는 수요가 제한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전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5일까지 3000여명을 대상으로 ‘추석 성수품·선물세트 구매의향 조사’를 한 결과 선물세트 구매처(복수응답) 1위는 대형마트(71.4%)가 차지했다. 2위인 온라인 전용몰 34.3%의 2배가 넘는 비중이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추석 선물 세트. [갤러리아 제공]

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부분 중산층은 도착하는 선물보다 눈으로 확인하고 보낼 수 있는 대형마트를 아직까지 선호하는 편”이라며 “받는 사람을 고려해 성의나 정성을 보인다는 특징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외 유통 채널에서는 가성비를 챙기며 가격대를 낮춘 상품이 눈에 띈다. 6일까지 사전예약을 받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도 올해 가성비 과일 세트를 강화했다. 이마트가 ‘저탄소 인증 사과/배 혼합세트(9과)’와 ‘유기농 골드/그린키위 혼합세트’를 각 30% 할인된 3만9200원과 3만5700원에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사전예약 때에만 40% 할인하는 선물세트를 지난해 1종에서 올해 5종으로 늘렸다. 사과 세트 가격도 작년 추석보다 평균 10%가량 내렸다.

롯데마트는 1만원 이하 초가성비 상품을 늘리면서 소비자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9900원인 ‘양반 들기름 김세트’, ‘녹차원 차다움’ ‘포시즌 베스트티 세트’ 등 다양하다. 10만원 이하의 축산 선물세트도 40% 확대하며 선택권을 넓혔다.

온라인에서도 5만원 미만의 실속형 추석 선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SSG닷컴은 이달 2일부터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만원 미만 통조림 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 대비 112% 신장했다. 같은 가격대 바디케어 세트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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