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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때 밀고 갑니다”…비행기값 뽑는다는 ‘K-뷰티 관광’ [언박싱]
홍대 스타일 머리 하고, 한국식 스파 받고
화장품 넘어 ‘뷰티 경험’ 찾는 외국인 늘어
젊은 관광객 효과…유통·의료업계도 분주
전체 고객 10명 중 8명이 일본인인 ‘1인 세신샵’ 단오풍정 모습. 고객들이 다도 체험을 하고 있다. [단오풍정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요즘 예약자 80%가 일본 관광객입니다. 서울 도착 첫날 세신(洗身, 때밀이)에 이어 다음날 시술과 올리브영 쇼핑을 하는 코스를 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K-뷰티 열풍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뷰티 관광’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K-스파, K-헤어 등 한국인의 미용 문화를 따라 하는 외국인 수요에 뷰티 체험을 자체 상품으로 파는 곳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에서 프리미엄 1인 세신샵을 운영하는 단오풍정은 늘어난 수요에 이달 ‘서울 2호점’을 열었다. 단오풍정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외국인 방문객이 계속 늘고 있다”며 “동대문이나 명동에 숙소를 잡은 관광객들이 휴게소처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한옥 콘셉트로 다도를 코스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홍대·합정 헤어스타일을 강조한 체험 프로그램. 해외 관광객 사이에서 ‘K-헤어’가 인기다. [Klook 캡처]

국산 화장품과 의류를 쇼핑하는 것을 넘어 한국인의 뷰티 경험을 소비하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이에 K-뷰티 관광 코스를 패키지 투어로 파는 곳들도 많다. Klook 등 액티비티 예약 앱에서는 ‘홍대 헤어’ 등 한국인 20·30대들이 많이 하는 스타일, 아이돌 메이크업, 한국식 피부관리 등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다. 특히 미용실 이용 가격이 북미·유럽은 물론, 대만·홍콩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입소문을 탔다.

인플루언서들도 뷰티 경험의 가격 차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인플루언서 이예림 씨가 대표적이다. 올해 강남에서 받은 시술을 안내하고 현지 가격과 비교했다. “보톡스와 필러를 받는 비용이 비행기표를 포함해 여기(뉴욕)보다 저렴하다”고 소개한 영상은 틱톡에서 120만뷰가 넘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다른 뷰티 인플루언서 이주원 씨가 만든 날짜별 마사지, 스파, 헤어 투어를 안내하는 인스타그램 릴스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서울 뷰티 투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뷰티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해당 인스타그램 캡처]

피부과 등 국내 미용 병원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서울 명동에 있는 한 피부과는 중국어, 일본어, 영어가 가능한 직원 10여 명이 상주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외국인 코디네이터 채용도 늘리고 있다. 서울 압구정에 있는 A피부과는 작년부터 중국인 환자가 급증해 올해는 내국인·외국인 환자 비율이 5대 5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 피부과 관계자는 “따로 홍보하지 않았는데, 샤오훙수(중국 SNS)의 한 인플루언서가 다녀간 뒤 환자가 급증해 계획에 없던 중국인 직원까지 채용했다”고 전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뷰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까지 방한한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는 770만1000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의 91.3%를 회복했다. 달라진 점은 연령대가 젊어졌다는 사실이다. 한국관광공사의 데이터랩을 살펴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30세 이하 비중은 35.6%(393만명)로 10년 전보다 8.1%포인트 증가했다.

뷰티 관련 유통·의료 업계도 분주하다. 올리브영은 내년 1월 31일까지 6개월간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 명동까지 하루 3회 편도 운행하는 전용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남메디컬투어센터는 내달 메이크업 클래스와 퍼스널 컬러 진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어 K-뷰티 트렌드의 성형수술을 소개하는 축제를 연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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