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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살 암반수가 ‘1초 21병’ 상품으로…제주삼다수의 심장 ‘스마트팩토리’ [르포]
자연 정화 화산암반수를 여과·살균해 포장
1시간 7만6000병 제주삼다수 전자동 생산
친환경 위해 2026년 전면 무라벨생산 목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삼다수 L5 스마트팩토리. 외부에 원수저장탱크가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삼다수 공장으로 가는 길은 녹음이 우거졌다. 키 큰 삼나무가 가득한 사려니숲길을 지나 해발고도 440m 높이에 닿으니 코끝에 맑은 공기가 스쳤다. 제주 시내에서 30분을 달리니 국내 먹는샘물 시장 1위인 삼다수의 심장인 L5 스마트팩토리에 닿았다.

2일 ‘삼다수마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도착하니 건물 높이만큼 큰 600톤 규모의 대형 원수저장탱크가 보였다. 이곳은 한라산 수원지에서 취수한 지하수가 1차 저장소인 원수저장탱크를 지나 정밀여과, 병 제조, 제품수 충전, 생산 등 4가지 공정을 거치는 곳이다. 2018년 출시 20주년을 맞아 가동을 시작한 스마트팩토리는 초당 21병, 1시간 7만6000병(500㎖)의 삼다수를 생산한다.

삼다수는 별도 정수 처리없이 단순 여과, 살균만을 거친다. 그 이유는 물 자체가 자연 정화된 암반수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한라산 내 해발고도 1450m에 스며든 빗물이다. 제주에는 연간 약40억4600만톤의 비가 내리는데 이 중 땅속으로 침투하여 지하수가 되는 양은 43.5%, 약 17억5800만톤이다. 빗물은 현무암과 천연 필터 역할을 하는 화산송이층을 지나며 자체 정화된다.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삼다수는 이 중 0.09%로, 연간 약 100만톤이다.

L5 스마트팩토리 내 제주삼다수 생산 모습. [제주개발공사 제공]
삼다수공장 홍보관 내 미니 폭포. 2012년부터 화산송이에 의해 정화된 이 물은 10년 넘게 이끼 하나 없이 정화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빗물이 소비자가 먹는 물까지 정화되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지난 2일 열린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윤성택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삼다수 원수인 지하수의 연령은 평균 30년이었다.

이 스마트팩토리에서 30살 암반수는 초당 21병 상품으로 태어난다. 제주개발공사는 제품 안전과 품질 관리를 위해 물을 담는 병까지 직접 생산한다. 이날 현장에서 본 한 뼌 크기의 프리폼은 반지 속 큐빅보다 작은 플라스틱 공들로 만들어졌는데, 시험관을 연상시켰다. 이 프리폼이 고열을 받은 뒤 공병 성형을 거치면 500㎖ 용량의 페트병이 된다.

이 프리폼이 만들어지는 시점부터 물이 채워지는 순간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전자동 작업으로 이뤄진다.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며 물이 담긴 삼다수 병들은 모양과 색, 밀봉 정도와 이물질 여부를 검사받는다. 제조일자 날인 및 상표가 부착된 삼다수는 20개입으로 일사불란하게 포장돼 출고 준비를 마친다.

제주삼다수 L5 스마트팩토리 내 정수처리시설 및 저장탱크. [제주개발공사 제공]
물이 담기는 플라스틱 병을 만들기 위한 프리폼이 생산되는 모습. [제주개발공사 제공]

제주개발공사는 이 500㎖ 물 한 병에 드는 플라스틱의 양을 최소화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2ℓ 기준 기존 51g이었던 페트병 무게를 무라벨로 변경하며 46g으로 줄였고, 올해 이를 44g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공사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 절반 감축을 목표로, 2026년에는 제품 100% 무라벨 생산을 앞두고 있다.

문수형 R&D 혁신본부장은 “삼다수는 수원지 주변 1~2㎞ 반경을 관리하는 일반 생수들과 달리, 200㎞가 넘는 제주의 유역을 총 58개소의 지하수위 관측망으로 관리한다”면서 “공공재인 지하수를 상품화하기 때문에 ‘선보전 후개발’ 원칙 속에서 미래 세대도 지속해서 이 물을 먹도록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취수원 보호를 위해 제주삼다수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R&D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로 삼다수는 1998년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수질과 관련된 행정처분을 받은 적이 없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제주개발공사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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