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오봉산 구들장 우마차길.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 구들장 우마차길과 칼바위 마애불상이 국가 산림문화자산에 지정·고시됐다.
서부지방산림청 순천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오봉산 구들장은 193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40여년 간 우리나라 구들장 공급량의 70%를 공급했다.
오봉산의 구들장은 무게에 비해 강도가 좋으며, 공극이 많아 열 전달과 지속성이 높아 온돌 재료로써의 가치가 우수하다. 80년대 이후 보일러 등의 난방기술 향상으로 구들장 수요가 급감했다.
이러한 구들장을 실어 나른 우마차길은 오봉산 급경사 지역에서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바위의 요철에 따라 자연스럽게 석축을 쌓아 만들었는데 위에서 바라보면 '갈지(之)' 자와 미로처럼 보인다.
아울러, 보성 오봉산 칼바위 마애불상은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약 30m 높이 부근의 칼바위 겉면에 새겨져 있으며, 통일신라 때 원효 대사가 이곳에 올라 불도를 닦은 모습 또는 부처님의 형상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는 칼바위는 칼을 세워놓은 것처럼 웅장하게 보인다 하여 ‘칼바위’라고 하는데, 입구 석문을 지나면 넓은 석실과 함께 마주하는 칼바위의 직각 단애(斷崖)는 마치 존엄한 마애불상을 해가림 해주는 차일(遮日)처럼 보인다.
마애불상은 매우 양호한 보존 상태는 물론 약 30m 높이에 접근 및 작업이 어려운 위치에 새겨져 있어서 당시 작업방법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인문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이번 국가산림문화자산 현장 조사에 참여한 신정일 심사위원(현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은 “석축을 이용하여 정교하게 만들어진 우마차길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며, 칼바위에 새겨진 차일을 쓰고 있는 형태의 마애불상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써 매우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산림청에서는 2014년부터 숲과 숲에 있는 나무 및 자연물 산림문화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을 발굴,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70곳이 지정됐으며, 올해 전국에서 10곳이 추가로 지정됐는데 그중 2개소가 순천국유림관리소에서 발굴한 곳이다.
김정오 순천국유림관리소장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보성 오봉산 구들장 우마차길과 칼바위 마애불상을 잘 보전하여 지역 산림관광 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보성군과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