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은 16일 오영실이 갑상선 암 수술을 받고 휴양중인 미국 버지니아주 교외도시 해리슨버그 저택을 공개했다. 공개된 집 안에는 훨체어를 탄 사람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까지 갖추고 있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집이었다. 오영실은 “엘리베이터가 이 집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임시거주지인 만큼 침실 부엌 주방의 가구들은 재활용품들이 많았지만 규모만으로도 일반인들이 거주하기 힘든 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좋은 아침’은 아침시간대 주로 전업주부들이 시간이 나는 9시30분에 방송되기 때문에 커피 한잔 하며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아이템이 좋다. 스타들이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사람사는 이야기는 주부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방송인 오영실이 갑상선 암을 극복한 이야기는 소재로 충분히 다뤄질만했다.
하지만 갑상선암 회복을 위한 오영실의 요양 모습과는 동떨어진 생활이 더욱 커게 다뤄져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런 생활을 하며 오영실이 “돈 문제 외에는 큰 걱정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도 귀에 거슬렸다.
물론 오영실편이 전혀 의미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집안 곳곳에 있는 가구들을 재활용했다거나 암투병을 계기로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됐고 자신의 삶을 둘러보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그녀의 긍정적인 가치관은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좋은 아침’은 최초로 오영실의 해리슨버그 집을 공개한다며 보통 시청자가 사는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부각시켰다.
‘좋은 아침’은 스타 선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 스타가 사는 모습을 70분이나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자니윤의 미국 LA 대저택을 공개하면서 ‘상류사회’라는 자막을 몇차례 집어넣는가 하면 전통 혼례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스타의 화려한 삶 자체가 아이템으로 부적절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선망’은 방송의 소재로 충분히 활용할만하다. 대중은 저 사람, 저 스타는 어떻게 살까 하는 호기심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타의 삶도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환경에 살아도 사람 사는 모습이 충분히 이해되도록, 그런 부분을 뽑아내주면 된다. 오영실이 미국에서 이웃에 선물을 돌리는 장면을 생중계하듯 보여주는 건 필요 이상의 과잉이다.
최근 ‘좋은아침’은 탤런트 김미숙이 두 자녀를 데리고 뉴질랜드로 여행가는 모습을 70분동안이나 내보냈다. 드라마 출연으로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했던 김미숙이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낸 것이다.
여행을 하며 가족간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줘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좋았다. 그런데 승마를 하고 목장 체험, 스카이다이빙 시뮬레이션 체험에 이어 ‘반지의 제왕’ 전시관에서 110 뉴질랜드 달러(한화 약 10만원)나 되는 절대반지를 아이에게 사주는 장면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아침방송이라고 해도 과연 1시간 이상을 김미숙 가족이 여행중에 생긴 시시콜콜한 상황까지 생중계하듯 방송하는 건 전파낭비나 다름없다. 동영상으로 찍어 홈비디오로 가족과 친지들끼리 돌려가면서 보면 딱 좋을만한 영상이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대리만족보다는 위화감을 더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이에 대해 한 방송평론가는 “아침 시간대 주부대상 프로그램인 만큼 편안하게 보면서 자연스레 생활정보를 전해주는게 좋다”면서 “스타들의 화려한 삶을 아무 생각 없이 보여주기만 하면 대중정서와 맞지 않아 위화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