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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군분투’ 김아중, 달리고 또 달린다
김아중의 고군분투다. 일찍이 ’촉다경’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예쁜 척’ 따위는 던져버린 김아중이다. 드라마 ’싸인’에서다.

’싸인’을 통해 열혈 부검사로 변신한 김아중, 빈틈없는 스타일로 늘 화제가 됐던 그녀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180도 변했다. 차분했던 머리는 ’거지컷’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흠 잡을 데 없는 바디라인을 드러내기 보다는 루즈하고 편안한 옷차림은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적이었다.

김아중은 이 드라마를 통해 치열한 액션은 물론 은폐될 수도 있는 살인사건들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특히 17일 방송분에서는 ‘서윤형 사건’의 범인으로 수감 중이던 ‘이수정’의 급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밝히려는 처절한 사투가 그려졌다.

감아중도 그랬다. 국과서의 막내이자 정의 구현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촉다경’이니 ’당연하다’는 말이 참 ’당연하다’ .

이날 다경은 샤워 도중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이수정’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또 한 번 '촉'을 발휘했다.  교도소 샤워실에서 현장감식을 실시한 결과 사인이 샤워기로 인한 감전사임을 밝혀댔고, ‘서윤형 사건’에서 현장 스태프들의 증언을 되짚어보던 중, 죽기 직전 오디오 스텝과의 충돌로 음료수가 스텝 복에 묻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촉’을 바탕으로 발로 뛴 결과다. 하지만 좋아하기에는 일렀다. 다경이 찾아낸 증거들은 소속사라는 거대한 힘에 의해 훼손돼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본다. 그렇다고 주저앉는다면 결코 다경답지 않다.

드라마는 고군분투하는 다경을 위해 '실낱'같은 희망을 하나 남겨 놓는다. 눈에 보이게 의도된 것이라도 ’다행이다’ 싶다. 훼손되지 않는 스텝복을 통해 국과수에 성분분석을 의뢰하니 사선의 재수사를 위한 결정적 증거가 확보된 것이다.

그 사이에 서윤형 사건의 진범 강서연(황선희)을 만난 것은 박신양이 연기하는 윤지훈이었다. 강서연은 서윤형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실의 수많은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못지 않다. 이날 강서연은 지훈과의 만남에서 잔인한 눈빛을 품은 흔들림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실제 못지 않은 섬뜩함을 주기도 했다.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다시 첫 회의 강렬함을 끌고 오는 ’싸인’은 ’억울한 죽음’을 둘러싸고 망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그 과정에 도사리고 있는 부패 권력들에 맞서 ’정의’를 말하는 열혈 부검사 김아중과 박신양의 이야기로 드라마에 탄력이 더해지고 있다. 시청률로도 입증됐다. 이날 방송분은 19.5%(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 안방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안구정화커플’ 송승헌-김태희의 ’마이프린세스(MBC)’보다는 4.4% 포인트나 앞섰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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