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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종편시대 앞두고 벌써부터 방송외주제작 시장 들썩
올 하반기 4개 종합편성채널의 개국을 앞두고 외주제작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종편 사업자들은 부족한 자체제작 능력을 채우기 위해 전체 프로그램의 50-60%를 외주제작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현재 4600억원대의 외주제작 시장 규모가 종편 개국을 기점으로 1조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주제작 콘텐츠 가격도 수요ㆍ공급 그래프를 따라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업계 종사자들은 지난 7일 초록뱀미디어가 MBC와 맺었던 ‘하이킥3(가칭)’ 공급 계약 체결을 의미심장하게 평가하고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에 이은 세 번째 하이킥 시리즈 120편을 시트콤 사상 최고가인 87억1000만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전편인 ‘지붕 뚫고 하이킥’ 120편의 31억6000만원보다 2.75배 증가한 액수다. 








종편사업자로 선정된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 매일경제와 방송 드라마 제작 관련 양해각서(MOU)를 쓴 초록뱀미디어는 그 동안 ‘하이킥3’의 향방을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가 향후 콘텐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자 외주제작사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이다.

외주제작 콘텐츠 가격의 상승은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종편 채널 선정 이후 방송제작비가 30% 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드라마 홍보대행사의 수수료도 최근 약 1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주제작사가 콘텐츠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기타 부가수익권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을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 ‘마이 프린세스’의 커튼콜제작단은 과거 방송사의 전유물이었던 해외 방송 판권, DVD 판권까지 확보했다.

정부는 외주제작 시장의 이 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1일 발표한 ‘2009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외주 제작사의 지상파 3사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 향후 경쟁력을 가진 방송사업자의 진입이 이뤄질 경우 비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 수요가 증가, 지상파방송 3사의 영향력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향후 외주제작시장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신규 종편 채널들이 드라마ㆍ예능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부문 프로그램 제작사는 호황을 누리는 반면, 교양 다큐 분야의 제작사는 소외될 수 있다”면서 외주제작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우려했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분쟁 조정 제도도 종편시대를 앞두고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방송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 대상에 외주제작사를 추가하는 내용의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법안을 발의한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 측은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 의무비율은 방통위가, 외주제작사 운영은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외주제작사와 방송사간 공정거래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현 상황은 불합리하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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