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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방 ‘로열패밀리’ VS ‘가시나무새’...누가 먼저 웃을까
하나는 오랜만에 만나보는 정통 멜로이며, 다른 하나는 ‘돈’을 바탕으로 인간을 말한다. 한 날 한 시에 두 편의 새 드라마가 안방을 찾는다. 매력도 각기 달라 시청자들은 이제 골라보는 재미가 생기게 됐다.

‘안구정화커플’ 김태희 송승헌이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였던 MBC에선 염정아 지성 차예련이 주연을 맡은 ‘로열패밀리’가 기다리고 있다.

‘로열패밀리(극본 권음미, 감독 김도훈)’는 상위 0.01%에 속하는 재벌가 사람들의 이야기로 안방을 찾는다. 흔하디 흔한 재벌 소재 드라마에 ‘로열패밀리’가 던지는 새로운 코드는 두 가지다. 

먼저 드라마는 ‘재벌’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로열패밀리라는 집단의 사람들을 낱낱히 해부해간다기 보다는 그 안에 처한 몇몇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기”를 담아내고 있다. 

‘재벌’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집단이 아닌 재벌이라는 집단 안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과도 같은 드라마다. 때문에 “화려한 재벌가의 이면을 더 조명하며 전통적인 서사에 중점을 둔 드라마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각오다.

두 번째는 재벌가의 이야기에 여성 CEO라는 화두를 담았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재벌들의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와도 여성경영자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 드라마는 드물다. 게다가 드라마는 스토리상 대한민국 재계의 여성파워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은 새로운 볼거리가 될 만하다. 남편을 잃은 평범한 재벌가 며느리가 그룹의 총수자리까지 오르는 김인숙을 연기하는 염정아가 그렇다.

재벌을 내세운 드라마는 많지만 일본소설 ‘인간의 증명’을 원작으로 한 ‘로열패밀리’는 이제 재벌을 넘어 인간을 이야기하고 상황과 상황 속에서의 인간 패턴을 그려가며 새로운방식의 재벌들의 이야기로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진정한 정치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린 ’프레지던트’의 자리에는 ‘가시나무새(KBS2)’가 내려앉았다. ‘가시나무새’는 정통 멜로를 기치로 내걸었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복수와 불치병에 이르기까지 드라마가 갖출 수 있는 뻔한 요소들을 한 그릇에 담고 그것에 멜로를 입혔다. 주인공의 면면도 참신한 소재라고 볼 수는 없다. 단역배우와 영화제작사, 왕년의 톱스타, 거기에 재벌2세까지 끼어 있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들이 모두 담겨 새로운 멜로물을 만들겠다는 각오이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수많은 멜로물에 인이 박힌 상황이다.

‘가시나무새’에 그럼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은 오랜만에 부활하고 있는 정통 멜로라는 점이다. 판타지와 오락성이 가미된 로맨틱 코미디류의 드라마(‘시크릿가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가 최근 안방에서 인기를 누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오로지 ‘멜로’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가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메말라있는 감성을 건드리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에어시티’ ‘아버지의 집’을 집필한 이선희 작가와 ‘노란손수건’ ‘애정의 조건’ ‘장밋빛 인생’을 연출한 김종창PD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멜로’라 해도 그것에만 집중해 늘어지는 전개방식을 따르지도 않는다. 매회 주인공들의 관계에 대한 출생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새로 시작하는 두 편의 드라마와 20부작으로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SBS ‘싸인’까지, 이제 수목 안방에는 새 판이 짜여지게 됐다. 현재 수목 안방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싸인’이지만 ‘마이 프린세스’의 막바지 인기를 엎고 재벌과 욕망이라는 유혹적인 소재를 입은 ‘로열패밀리’, 매력적인 두 여배우 한혜진 김민정을 내세운 정통 멜로 ‘가시나무새’의 공습이 만만치 않아 수목 안방의 새로운 경쟁 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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