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달인’인 세계 최고의 프로골퍼들도 내기골프를 하고, 돈도 잃는다.
미국의 골프전문사이트 골프닷컴이 PGA와 LPGA, 챔피언스 등 미국의 3대투어 선수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PGA투어 선수의 64%, 챔피언스투어 선수의 56%가 연습라운드때 내기를 한다고 밝혔다. PGA투어 선수 중 29%는 연습라운드나 훈련 중 내기를 해서 100~200달러를 잃어봤다고 답했다. 50세 이상의 노장 선수들이 활약하는 챔피언스투어 선수들은 통이 더 크다. 46%가 100~500달러를 잃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투어인 LPGA 선수들은 61%의 선수들이 50달러 이내에서 잃어봤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남을 돕는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상금전액을 기부해야한다면 출전하겠느냐’는 질문에 PGA선수의 89%가 ‘YES’라고 답했다.
골프클럽에 관한 설문도 흥미롭다. ‘자신의 클럽중 가장 긴 롱아이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챔피언스투어 선수들의 49%가 3번 아이언이라고 답했고, 지금은 보기도 힘든 1번 아이언과 2번 아이언이라고 답한 사람도 각각 3%나 있었다.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면서 3번 아이언도 서서히 사용하는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는 PGA투어와 비교된다. ‘만약 14개의 클럽중 하나를 빼야한다면 어떤 클럽을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 PGA선수 49%가 3번 아이언이라고 답한 게 그 반증이다. 나머지 클럽은 3~7%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체불가능한 클럽’으로 여겨지는 퍼터를 빼겠다고 답한 선수가 3%나 나왔다. 챔피언스투어의 노장 선수들 중에는 무려 63%가 “25세때보다 비거리가 늘었다”고 대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바운드와 런 덕분’이라고 말했지만, 20여년전보다 볼과 드라이버 등 장비가 무섭게 발전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LPGA선수들의 설문 중 흥미로운 것은 ‘자신의 캐디와 데이트를 해봤느냐’는 것으로, 응답자의 36%가 그렇다고 답했다. 캐디와 결혼한 선수도 있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다.
아쉬운 설문도 있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정일미와 안시현의 룰 위반 논쟁을 두고 ‘비영어권 선수들이 룰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기느냐’는 질문에 LPGA 선수 5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여전히 편견이 남아있다는 증거다.
역대 최고의 선수에 대한 질문에는 78%가 잭 니클로스를 꼽아, 12%의 타이거 우즈를 압도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